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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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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오르가슴>롤프 데겐 지음, 최상안 옮김, 한길사 펴냄
새해 벽두부터 이불 속 단어를 끌어내 송구한 마음이지만, 이번에 할 이야기는 ‘오르가슴’에 관해서다. 롤프 데겐이 쓴 <오르가슴>에는 ‘12초의 희열이 세계를 바꾼다’는 부제가 붙어 있다. 너나없이 우리 모두 다 함께 손을 잡고 붕가붕가 즐겁게 세계를 바꿔보자는 마음이 불끈 치솟는 제목 아닌가 말이다.
<오르가슴>이 오르가슴 느끼는 법 노하우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두근거리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이 책은 오르가슴에 관한 다양한 의문을 탐구하는 책이다. 여성의 오르가슴이 불안정한 이유는 무엇이며, 번식활동에서 오르가슴은 어느 정도 중요성을 갖는가? 남녀가 번식과 관계없는 시기에 성행위를 하도록 진화한 이유는 무엇인가? 믿거나 말거나 식의 솔깃한 뒷이야기도 있다. 케네디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과격한 성행위를 즐기다가 근육이 손상되는 바람에 보호대(코르셋)를 차게 되었는데, 그래서 암상당할 때 허리를 숙일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설마 오르가슴 덜 느끼고 살았다고 허리 숙여서 총알을 피했겠느냐마는). 미혼에 애인 없는 사람들을 분노케 하는 통계치들도 속속 등장한다. 세계보건기구의 추산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성행위는 하루에 1억회에 이른다. 하지만 고정된 섹스 파트너를 가진 성인들 중 남자 4분의 1과 여성 10분의 1이 일주일에 한번은 자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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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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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오르가슴이라 그런지 롤프 데겐이 글을 재치있게 써서 그런지, <오르가슴>의 내용은 생물학이니 진화심리학이니 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의 뇌에도 끈적하게 잘도 달라붙는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 부디 오르가슴으로 충만한 2008년을 맞으시길. 붕가붕가!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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