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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31 09:53 수정 : 2008.01.31 10:32

혼다 자이로-엑스

[매거진 Esc] 오빠 달려~ / 혼다 자이로-엑스

누구에게나 그러듯 자전거나 스쿠터를 배우는 일이란 쉽지가 않습니다. ‘혼자서는 설 수 없는’ 두 바퀴 달린 탈것들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엔진의 힘으로 달려줘야 비로소 방향을 바꾸고 균형을 잡지요. 넘어지지 않으려면 달려야 합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늘 누군가가 필요하기에 이 두 바퀴 탈것들은 사람을 닮아 있습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세발자전거는 인간이 ‘진짜’ 자전거를 만나기 전에 만나게 되는 선생님 같은 존재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바퀴 하나는 부모님께 물려받은 고운 몸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저 역시 첫 자전거는 세발자전거였습니다. 세발자전거 덕분에 두발 자전거를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었고, 전 걸음걸이의 열배에 해당하는 공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달리는 즐거움과 신선한 바람이 주는 풍요로움은 덤이었죠.

‘교통 선진국’에서는 세발자전거-자전거-모터사이클-자동차의 교통수단 변화가 인간의 성장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걸음걸이를 떼고는 세발자전거를 배우고, 학교를 다닐 때는 자전거로, 경제적 자립이 이루어지는 대학시절과 직장생활 초년기에는 모터사이클과 함께합니다. 가족이 생기고 식구가 늘면 여럿이 타도 편안한 자동차로 옮겨가죠. 물론 이때는 모터사이클과 자전거가 출퇴근이나 취미생활에도 이용됩니다. 서로의 장점은 평생 동안 함께해도 해로울 게 없으니까요.

일본 최대, 아니 세계 최고의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혼다는 자전거를 타는 일본 인구 절반, 여성을 위해서 재미있는 스쿠터를 고안했습니다. 여성에게는 작은 생채기조차 스쿠터를 멀리하는 큰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혼다의 기술자들은 세발자전거의 안정적인 특징을 스쿠터에 접목시킨 것입니다. 단순히 세 바퀴 스쿠터라면 스쿠터의 장점이 많이 없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쿠터 골격에 자동차의 메커니즘을 조합해서 ‘앞은 기울어도 뒤는 가만히 있는’ 독특한 세발 스쿠터를 만들어냈습니다. 배기량은 50cc로 스쿠터를 처음 배우는 여성들에게는 충분했죠. 또 바퀴 두 개의 넉넉한 뒤 공간은 여러 가지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마트나 세탁소에서도 웬만한 경차 뺨치는 적재 능력이 돋보였죠.

자이로가 세상에 선을 보인 지 벌써 27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세발 스쿠터는 직접적인 라이벌도 없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오랜 시간을 사랑받아 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트렁크 부분이 함께 기울어지는 자이로-엑스가 혼다코리아를 통해 몇 년 전부터 수입되었지만, 거리에서 잘 볼 수 없는 것을 보니 그리 많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나 봅니다. 높은 위험의식 때문에 스쿠터를 멀리하는 우리나라에 잘 맞는 스쿠터였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세일 중인 백화점 앞길을 점거한 김 여사’가 아닌 스쿠터로 장을 보는 아주머니와, 작은 스쿠터를 보호해주는 넉넉한 자동차 운전자들, 그리고 안전한 스쿠터를 멋지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임유수/<스쿠터앤스타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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