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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31 14:55 수정 : 2008.01.31 14:55

탁현민의 말달리자

[매거진 Esc]탁현민의 말달리자

곧, 설이다. 짧기는 하지만 신정연휴에 이미 새해를 맞았다는 기분이 들기에 항상 구정이 다가오면 왠지 새해를 한번 더 맞는, 덤으로 맞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하나 더 얻는 것이 나쁜 기분일 리는 없다. 물론 올해도 뾰족한 수 없이 집에서 ‘뒹구르르’ 하는 청년실업자들과 결혼 못해 눈총 받는 청춘들 입장에서는 또 한번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시기이니 꼭 반가운 일만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열흘 가까이 되는 이 연짱 휴일에 어디로든 떠나 버릴 수도 있으니 그저 좋게 생각하면 다 좋은 날이다. 그래서 이 좋은 날. 가족들이 서로 기분 상하지 않고 건네 봄직한 그런 아름다운 인사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작심하고 사람 갈구려는 의도가 아닌 이상 서로 민감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각자에 대한 새해의 바람과 소망을 살포시 얹은 그런 인사말들 말이다. 일단 취직 못 한 백수아들에게 엄마가 해주는 말씀.

“아들아, 일자리를 찾지 말고 일을 찾아라,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찾아내면 자리는 만들어질 수도 있다.” 담배를 끊겠다고 공언했으나 이미 실패한 남편에게 (아내가) 해주는 말씀. “담배를 끊지 않아도 좋으니 대신 지금보다 건강하겠다고 약속 하세요.” 그리고 그런 엄마에게 백수아들과 남편이 해야 할 말씀 “올해는 우리보다 자기를 위해 사세요, 누구의 엄마이거나 누구의 아내로 살기보다 스스로를 위해 사시길 바라요.” 그러나 좀, 겸연쩍은가? 매일 보는 사이에 이런 대화가 쑥스러우시다면 일상 대화형으로 말할 수도 있다. “아들, 안 되는 취직 하려고 하지 말고 니가 한번 시작해봐, 하고 싶은 일.” “매일 아침 동네 한 바퀴 뛰고 주말에는 산에라도 올라가고 그리고 남는 시간에 담배 피우든지 어쩌든지.” “엄마-여보, 우리한테 신경 끄시고 친구들도 좀 만나시고 놀러 다니세요 제발.”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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