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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인의 자동차 해부교실 - 1000cc 덩치로 ‘경차’대접을 받게 된 기아 ‘뉴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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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전문가 3인의 자동차 해부교실
- 1000cc 덩치로 ‘경차’대접을 받게 된 기아 ‘뉴 모닝’
기아자동차 모닝이 올해부터 경차로 편입되면서 ‘뉴 모닝’으로 새로 태어났다. 각종 혜택이 붙는 경차로서의 장점을 강력한 무기로 갖게 된 ‘뉴 모닝’은 롤러코스터처럼 치솟는 국제 유가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출시 나흘 만에 1년치 목표의 20%인 1만 대가 계약되는 등 소비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뉴 모닝’을 전문가 3인과 함께 꼼꼼히 들여다봤다.
김우성 <비비씨 톱기어> 편집장통통 튀는 느낌은 끝! 기아 모닝의 앞날에 쨍 하고 해가 떴다. 1~2년 전만 해도 모닝은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배기량 1천cc 경차 시대의 선두주자’로 세상에 등장했지만, 조산(早産)이었던 탓에 인큐베이터 속 미숙아처럼 4년 가까이 버텨야 했다. 덩치로 모든 걸 결정짓는 국산차 시장에서 혜택도 없는 ‘미래의 경차’가 그 조막만한 체구로 버티기란 실로 고된 일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소형차 모닝의 신분이 경차로 바뀌었다. ‘신분 하락’에 이처럼 즐거워한 예는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게다. 기아는 이에 발맞춰 그동안 미뤄왔던 꽃단장까지 득달같이 해치웠다. 헤드램프 모양도 몽글몽글하게 다듬고, 심플하던 테일램프에도 장식을 더했다. 계기반 조명도 주황빛으로 한껏 멋을 내고, 센터페시아 아래쪽에는 유에스비와 엠피3, 에이유엑스, 핸즈프리 단자까지 몰아 넣었다. 신형 모닝의 가장 큰 변화는 개선된 서스펜션이다. 덕분에 승차감은 구형보다 단단해졌고, 코너에서의 안정성도 좋아졌다. 예전처럼 통통 튀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보닛 안쪽에는 여전히 방음패드를 대지 않았는데도, 다른 쪽을 보강했는지 실내로 들려오는 엔진 소음이 상당히 줄었다. 힘겨워하면서도 시속 155km까지 꾸역꾸역 올라가는 엔진도 무던하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걸 넣다 보니 에어컨이나 엠피3 단자 등 몇몇 장비는 쓰기가 편치 않다. 또 트렁크 바닥 아래에 있던 사물함을 없앤 탓에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도 구형처럼 바닥이 평평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짐칸을 넓히려다 뒷좌석이 반듯하게 펴지던 장점을 놓친 격이다. 안전도 면에서 취약한 경차임에도 동승석 에어백은 여전히 선택사양이다. 2세대로 넘어가면 으레 디자인 군더더기가 늘어나곤 하는 국산차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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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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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 <지큐> 수석기자
오른발 힘주기 두렵구나 모두가 큼직한 세단을 타고 달리는 대한민국 도로에서 800cc 경차는 무리가 있다. 너무 작고, 힘도 약하거니와 어떨 때는 궁색해 보이는 단점까지 있다. 그래서 세금·통행료·주차료 등에 걸쳐진 특권이 단번에 무시당했던 거다. 이제 1000cc 경차가 왔다. 너무 작지도 않고 힘도 꽤 괜찮은데다 이것저것 갖추면 1천100만원을 넘는 당당한 경차, 모닝이 온 거다. 큰 차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선 경차도 좀 커야 한다. 더구나 체면 중시하는 이 나라에서 가격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좀 비싸지더라도 백미러에 사이드리피터를 붙이고, 15인치 휠로 멋을 내고, 인조가죽 시트에 열선 정도는 달아줘야 불평이 없다. 몇몇 미디어에선 경차의 저렴한 본질을 분실했다고 폄하하지만, 이건 너무 선량한 지적이다. 좀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차가 좋지 않나? 경차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면 기아자동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가 절감해야 한다. 흡음재를 빼고, 시트를 좀 싼 원단으로 만들고, 트렁크 선반의 줄도 하나로 줄이는 식이다. 이번 모닝에서도 이런 압박이 있었나 보다. 가속을 한번 하면 흡음재의 아쉬움이 심장까지 파고 든다.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뿐 아니라 가속 시 엔진 소음이 무서워서 오른발에 힘을 주기가 두렵다. 주행 중에는 자꾸 바람 소리가 스며들어 파워윈도 스위치를 자꾸 만지게 된다. 인조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시트는 촉감이 너무 인공적이다. 차가울 때는 딱딱하고 열선을 켜면 흐물대는 진짜 인조가죽이다. 바느질에서라도 성의를 보였으면 좋으련만, 어디 터진 곳은 없지만 바느질 모양새가 차분하지 않다. 트렁크를 열면 선반이 딸려 올라가도록 줄이 걸려 있는데, 구형 모닝에선 이 줄이 두 개였지만 신형에서 하나로 줄였다. 검은 줄 하나에 얼마나 한다고, 이걸 다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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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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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모터 트렌드> 편집장
돌려받을 가치가 쏠쏠 315마력짜리 수입 스포츠 세단을 타던 후배가 지난 연말 64마력짜리 기아 모닝으로 차를 바꾸었다. 그의 소감. “극에서 극으로 온 느낌이죠, 뭐. 그래도 경차라고 인정하고 타면 생각보다 괜찮던데요.” 스피드광인 자동차 마니아가 5분 1의 출력밖에 되지 않는 차로 과감히 바꿀 수 있었던 이유? 올해부터 모닝이 드디어 경차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때맞춰 안팎을 말끔히 손본 새 모델 출시로 지금 기아 영업소는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일본식 용어이긴 하지만 경차는 말 그대로 경제적인 차란 뜻이다. 그런데 모닝이 정말로 호주머니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경제적인 차일까? 모닝의 기본 가격은 700만원대 초반. 하지만 요즘엔 기본 장비에 속하는, 즉 도저히 안 달면 안 되는 장비인 자동변속기와 에어컨을 포함하면 900만원대 중반까지 값이 치솟는다. 탐나는 김에 열선 시트 같은 이런저런 사양이 들어간 블랙 프리미엄을 기본으로 선택하고 나면 차 값은 1천100만원이 되어 프라이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쯤이면 가볍던 마음이 중형차 정도로 무거워진다. 하지만 좌절은 금물. 뉴 모닝에는 가격에 걸맞은, 혹은 경차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런 장비가 가득하다. 차량 속도에 따라 조향력을 조절해주는 스티어링 휠, 발광다이오드(LED)가 내장된 아웃사이드 미러,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유에스비 단자 등이 그것이다. 게다가 그 옛날 티코처럼 함부로 무시당할 만큼 작지도 않고 모양도 세련됐다. 무엇보다 경차 혜택으로 돌려받을 가치가 쏠쏠하다. 취득세, 등록세, 도시철도채권 매입 면제 등으로 받는 혜택은 무려 100만원 안팎에 이른다. 게다가 주차요금 할인, 통행료 면제 혹은 반값 같은 보너스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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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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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모닝’ 주요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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