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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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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잠자는 혹성〉 1, 2유키히 지음, 강동욱 옮김, 북박스 펴냄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빨간책’으로 불리며 학생들 손에서 손으로 건네지던 일련의 성애소설은 성별에 따른 독서편력이 무척 심했다. 브이 시 앤드루스의 ‘다락방 시리즈’는 여학생들의 성적 호기심을 은근하게 부추긴 경우였고, 책의 어느 장을 펴도 질펀한 정사가 벌어지는 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을 비롯한 성애소설은 책장이 걸레가 되도록 남학생들 손을 탔던 경우다. 노골적인 것보다 두근거림을 선호하는 여학생과 줄거리는 필요없으니 그냥 필요한 장면만 이어지면 된다는 남학생의 ‘침대 밑 책장’은 같을 수 없는 모양이다. 유키히의 <잠자는 혹성>은 남학생판 낭만모험 만화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붉은딱지가 붙은 이 만화는 작가 자신의 중학시절의 망상을 이야기로 만든 것이다. 남고생 나가이 준페이는 어느날 일어나 세상이 달라졌음을 알게 된다. 그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 있다. 이제 남고생은 무슨 일을 할까? 일단 사람들을 깨우려고 노력하며 돌아다니던 그는, 잠들어 있는 여자를 덮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그 여자가 벌떡 일어난 것이다. 여자는 강간당한 사실을 깨닫고 비명을 지르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당혹스런 인과관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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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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