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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2.27 22:02 수정 : 2008.03.02 11:24

1월부터 ‘판매1위’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혼다 신형 어코드

[매거진Esc] 1월부터 ‘판매1위’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혼다 신형 어코드

혼다의 신형 어코드가 수입차 업계 단일모델 중 최단 기간인 3주 만에 계약대수 1천대를 돌파하며 올해 1월 수입차 전체 모델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수입차=어코드’ 공식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이유를 전문가 3인과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자.

김우성 <비비씨 톱기어> 편집장
‘0→100㎞’ 가속에 7.91초

프로야구로 치자면, 올 연말 시상식은 적어도 절반쯤은 김이 새게 생겼다. 새해 벽두부터 수입차 부문 신인왕이 일찌감치 결정돼 버렸기 때문이다. 너무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탓일까, 가격 논란도 뜨겁다. 크기와 성능을 모두 한 단계 개선하고도 구형과 똑같은 값으로 내놓자, 구형을 타고 있던 고객들이 “구형의 값은 거품이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게 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 때문이다. 사실 하반기 8세대 어코드가 등장했을 때부터 인기몰이는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형 어코드는 이전 모델에서 아쉬웠던 구석을 대부분 개선했다. 우선 차체가 구형보다 10㎝ 정도 길어졌다. 특히 이 급의 수입 중형세단을 사려는 우리 고객의 눈길을 끌 만한 요소다. 어코드는 요즘 유행과 달리 전통적인 방식대로 키를 꽂고 돌려 V6 3.5ℓ 엔진을 깨운다. 새 엔진은 가변실린더 통제 시스템을 갖춰 주행 상태에 따라 3기통에서 6기통까지 전환할 수 있다. 급가속 때는 기통 여섯 개가 모두 열려 엔진이 최고조로 가동되고, 정속주행 때는 기통 세 개만 연소 상태로 전환돼 연료 소모를 줄인다. 고속주행 중 추월가속 때는 4기통 운전으로 추진력을 끌어올린다. 고성능과 고효율을 한꺼번에 잡기 위한 포석.

나긋나긋하게 굴러 가던 차는, 가속 페달을 꾹 눌러 밟자 배기음이 강해지는가 싶더니 속도를 신나게 올리기 시작한다. 속도계는 순식간에 시속 200㎞를 넘어 220㎞까지 거침없이 치솟는다. ‘두 얼굴의 세단’을 타는 느낌이다. 가속력뿐 아니라 몸놀림은 거의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어코드의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평균 7.91초. 길이4.9, 무게 1천630㎏인 중형세단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좋은 순발력이다. 커다란 사이드미러 탓에 고속 풍절음이 조금 일기는 하지만, 통쾌한 가속 성능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급격한 곡선주로를 시속 80㎞ 이상의 속도로 파고들어도 안정감을 잃지 않은 채 유유히 빠져나갔다.


혼다 신형 어코드
겉모습 등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긴 했지만, 어코드는 이 모든 단점을 덮고도 남을 만큼 많은 장점을 사방에 흩뿌려놓았다. 실내는 넓고 편안했고 기능적이었으며, 주행성능은 세련되고 강력했다.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국산 고급세단과도 겨룰 만한 가격표 또한 매력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장진택 <지큐> 수석기자
그저 고요하진 않으리

‘수입차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다. 바다 건너 수입된 자동차가 국산차보다 프리미엄(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이제 주야장천 붙어 다녔던 이 어구를 분리할 때가 된 거 같다. 국산차가 프리미엄을 외치고, 프리미엄과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수입차가 잇달아 등장하기 때문이다.

혼다 어코드는 분명 수입차이긴 하나 프리미엄하진 않다. 차라리 실용적이다. 같은 선상에서 고민하는 SM7처럼 뒷범퍼 내장형 머플러가 달린 것도 아니고, 그랜저처럼 후방 카메라가 룸미러에 비춰지는 것도 아니다. 시트 포지션을 기억하는 메모리 전동시트도 없다. 게다가 계기반 위를 덮은 소재는 국산 준중형 급에도 기피하는 딱딱한 플라스틱이고, 국산 중형차에도 달려 있는 트렁크 가스 리프터(트렁크를 더욱 정교하게 열리게 하는 장치)도 달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혼다 어코드는 절찬리에 팔린다. 경쾌하게 잘 달리고, 잘 서고, 고장 없고, 멋있고, 실내공간도 넓고, 가격까지 괜찮기 때문이다. 특히 275마력이라는 힘찬 파워를 만들어 내는 3.5ℓ 엔진은 정속주행 때 엔진의 반쪽만 가동하는 방법으로 고성능 세단에서 등한시했던 경제성까지 높인다. 넓은 실내공간은 눈에 띄는 특제 장비보다 쾌적함과 착좌감, 편리성을 위주로 사치보다 실용을 떠올리게 한다. 주행은 매우 깔끔하다. 밟는 대로 죽 뻗어나가는 건 물론, 지면과의 접지력도 좋아 고속주행이나 급코너에도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각했던 일본제 프리미엄 세단처럼 고요하진 않다. 바닥 소음과 바람 소리, 엔진 소음 등이 적절히 타고 들어와, 땅을 딛고 바람을 마주하며 맹렬하게 운동하는 엔진에 의해 달리는 느낌이 호쾌하게 느껴진다. 달려보고, 돌려보고, 엉덩이를 부벼봐도 혼다 어코드는 역시 수입차이긴 하나 프리미엄한 자동차는 아니다. 프리미엄한 장치를 원한다면 같은 급에 포진한 국산 세단을 찾는 게 더 만족스러울 거다.


혼다 신형 어코드
앞으로 국산차보다 실용적인 이런 류의 수입차가 많이 들어올 예정이다. 닛산과 도요타, 미쓰비시 등의 로고를 붙인 수입차들을 본다면 꼭 기억하자. 수입차가 무조건 프리미엄하지는 않다고. 그런 의미에서 혼다 어코드가 전면에 내세운 ‘하이 엔드’ 라는 수식어는 무리인 듯하면서도 오답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묘한 뉘앙스가 비쳐 보인다.


이경섭 <모터 트렌드> 편집장
가변 실린더를 주목하라

‘실용적’이라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선호되는 가치다. 자동차 세계에서는 혼다만큼 실용성을 중시하는 브랜드도 없다. 합병이나 제휴도 없이 몇 개 되지 않는 모델만으로 세계 8위 규모의 생산량을 유지하는 독특한 자동차 회사가 바로 혼다다. 혼다의 모델 가운데서도 어코드는 그야말로 실용적인 차라고 할 수 있다. 패밀리 세단으로서 최상의 가치를 가진 자동차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동안 국내시장에서는 명성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차가 또한 어코드다. 혼다 영업사원들이 토로하듯 수입차로서는 ‘지나치게 밋밋해 보이는 외관’이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한 탓이었다. 하지만 지금 혼다 딜러들은 그야말로 ‘기뻐 죽을 지경’이다. 신형이 보란 듯 결점을 보완하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스포티하고 남성적이며 개성 넘치는 외관에 크기도 미국에서는 대형차로 분류될 정도로 커져서 실내공간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각종 신기술도 듬뿍 장착했다.


혼다 신형 어코드
신형 어코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은 한층 진보된 가변 실린더 시스템. 가속할 때나 무거운 짐을 실었을 때는 실린더 6개를 모두 사용하지만 엔진에 부하가 적게 걸릴 때는 실린더 3개를 쉬게 하는 시스템이 가변실린더 시스템이다. 6기통을 3기통으로 전환하는 기술은 기존의 어코드에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3개 실린더만 작동할 때는 진동이 많아지므로 신형에서는 중간단계를 추가하여 실린더 4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즉, 고속도로 정속주행 때는 실린더 4개만으로 달리면서도 6기통만큼 정숙하고 부드럽게, 3기통만큼 연료 효율이 좋게 만들었다.

어코드는 국내 시장에 발표되자마자 단번에 베스트셀링 자동차에 등극했다. 수입자동차협회가 내놓은 2008년 1월 수입차 등록 자료에는 어코드 3.5 모델이 판매 1위에 올라 있다. 10위에 오른 2.4 모델까지 합치면 1월 한 달 등록 대수가 무려 465대나 된다. 놀랄 일도 아니다. 국산차 가격이 끝없이 오르는 와중에 한층 향상된 성능의 신형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구형과 동일하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현대 그랜저와 르노삼성 SM7이 판매에 타격을 입는 가운데 어코드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앞으로 수입차에서도 실용을 중시하는 고객이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혼다 신형 어코드 주요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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