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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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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A.J. 제이콥스 지음, 표정훈, 김명남 옮김, 김영사 펴냄 우리집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판이 있다. 이사를 다닐 때면 지긋지긋한 종이더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좀처럼 버리지를 못하겠다. 무식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백과사전을 무릎에 턱 놓고 펼쳤을 때, 성의 있는 고증을 거친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광경이 펼쳐지면 한때 성대했던 아날로그 시대의 지식유산에 거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거대한 백과사전 더미를 끼고 사는 일은 인터넷 시대에 더없이 불편하고 바보 같은 일일지 모르지만, 그 물리적 존재감이 주는 기묘한 포만감이 있다는 말이다. 약간의 허영심 역시.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의 A.J. 제이콥스는 32권, 3만3천여 쪽에 이르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002년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다. 명문 브라운 대학을 졸업한 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근무했던 저자가 대중문화에 대한 시시껄렁한 지식만 머리에 가득하다고 자조하게 된 일이 계기가 되었다. 그의 아내는 조심스레 말했다. “시간 낭비 같아!” 하지만 그는 이 고행과 같은 <브리태니커> 정복을 시작했다. 아, 구글을 A에서 Z까지 읽는 대신 <브리태니커>를 선택한 이유는, 지식의 신뢰도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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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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