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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VS 헬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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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김중혁의 액션시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피트니스클럽’, 하면 세련된 체육복을 입은 멋쟁이 도시 남녀들이 팔뚝에는 아이팟을 찬 채 러닝머신 위를 우아하게 달리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헬스클럽’, 하면 중년의 사내들이 울퉁불퉁한 몸매를 과시하며 무거운 역기를 들어대는 장면이 떠오른다. 나만 그런 느낌이 드나 싶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다들 그렇다더라. 이유를 모르겠다. 어쩌면 단어의 모양새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피트니스’라는 단어는 보기에도 날씬하다. 군살 없이 미끈한 몸매를 대하는 듯하다. 하지만 헬스클럽의 ‘헬’을 보고 있으면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울룩불룩한 근육질 몸매가 떠오른다. 온몸에 산맥을 새겨놓은 듯 지형이 복잡한데다 옆으로 넓은 글자다. 헬스클럽보다는 피트니스클럽의 발음이 좀더 어려운 점-나만 그런가? 침 튀기며 발음 연습해도 쉽지 않다-도 그런 선입견을 부풀렸는지 모른다. 요즘 내가 다니고 있는 곳은 야누스 클럽이다. 상호가 ‘야누스’인 것은 아니고 낮에는 헬스클럽이었던 체육관이, 밤이 되면 피트니스클럽으로 바뀐다. 그 변화가 사뭇 흥미롭다. 오후의 체육관을 장악하던 아저씨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 한때 정적이 감돈다. 고요한 시간이 지나고 7시쯤 되면 직장에서 돌아온 젊은 남녀가 체육관을 피트니스클럽으로 바꿔놓는다. 경쾌한 음악과 진한 땀 냄새와 흐린 향수 냄새와 수많은 시선들이 얽혀 피트니스클럽이 완성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날마다 가야 하는 직장도 없고 특별히 바쁜 시간도 없기 때문에 아무 때나 체육관에 갈 수 있고, 덕분에 헬스클럽과 피트니스클럽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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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액션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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