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의왕후 vs 원빈
|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너는 전생에 어떤 사람이었을 것 같니?”라고 주변 여자들에게 물어보면 절반 정도는 유럽의 공주나 중세 귀족이라고 대답하고, 나머지 절반은 조선시대 왕비나 양반이었을 것 같다고 대답한다.(참 …, 꿈들은 …, 주제를 …, 으이구.) 그러나 이들을 보면 전생에 조선시대 마마님이었다고 꼭 행복했을 것 같지만은 않다. <이산>에서 정조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효의왕후(박은혜)와 <개그콘서트> ‘조선왕조부록’에서 주상의 성은을 입지 못한 후궁 원빈(박지선)이 그들다.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자. 요즘 드라마에서 박명수 못지않게 ‘2인자의 설움’을 뼛속 깊숙이 느끼는 이들이 있다. 왕과 ‘사랑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모호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이산>의 효의왕후와 <왕과 나>의 정현왕후다. 이들의 특징은 스스로 영원한 ‘넘버 투’임을 인정하고 왕의 첫사랑을 응원까지 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이산>의 효의왕후는 나서서 정조의 첫사랑 송연이를 후궁으로 밀기도 한다.(바보야? 완벽한 거야?) 이런 효의왕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사람이 ‘조선왕조부록’의 원빈이다. 원빈은 어떻게든 왕의 시선을 ‘원샷’으로 받아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원빈 팔자도 나쁘지만은 않다. 왕비나 다른 후궁들처럼 왕의 비위 맞춰 가며 살 필요도 없고, 음주와 가무도 맘껏 즐기는데다가 후궁 대접도 받고 있지 않은가.(혹시 나 역시 조선왕조 부록 출신? 그 정도라도 땡큐베리감사다. 원빈 화이팅!) nico@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