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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 vs 은아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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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본능적으로 말 잘하는 캐릭터를 무조건 ‘완소’하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최근 완소 캐릭터 목록 상위권에는 <엄마가 뿔났다>의 김수현 분신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영예의 1위에 오른 건 <온 에어>의 서영은(송윤아)이다. 피아노로 치면 포르테시모에 가까운 속사포 말재간과 과녁 한가운데 ‘딱’ 소리 나게 꽂히도록 활시위를 당기는 직선적인 성격이 그가 1위에 오른 이유다. 인기 방송작가 서영은 하니까 또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전설의 방송작가 <인어 아가씨>의 인어, 아니 은아리영(장서희)이다. <인어 아가씨>의 은아리영은 임성한 작가의 분신, 혹은 로망이라고 할 만하다. 예쁜데다가 글도 잘 써, 재능도 있어, 노력도 해, 드라마를 위한 취재를 빌미 삼아 못 하는 게 없다. 그런데 ‘완벽한 작가’ 아리영의 특기 목록을 보고 있자니 문화센터 강의 목록이 떠오른다. 아리영의 결정적 단점은 성격이다. ‘복수’를 핑계로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고 다니는 그는 성격 빼고 모든 게 딱 문화센터 정도만큼만 완벽한 작가다. 김은숙 작가의 분신인 <온 에어>의 서영은은 드라마는 잘 쓰지만 사회생활을 해 본 적이 없어 애나 다름없다. 뭐든 우기고, 기분 나쁘면 토라지지만 드라마를 쓸 때만큼은 진지하고 의외로 착하기까지 하다. 글 쓰는 것 말고 잘하는 것은 없지만 알고 보면 꽤나 속이 깊다고 할까. 아리영과 서영은을 굳이 비교하자면, 아리영은 남자 편에서 완벽한 작가이고 서영은은 시청자 편에서 완벽한 작가 아닐까. 그런데 문득 떠오른 서영은의 명대사, “어디 기자인지 적어놔!”(설마 내 이름 적히는 건 아니겠지?) nico@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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