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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에서 개최한 미팅행사 모습. 듀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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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4월이 시작되면서 연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졌지만 솔로들의 발걸음은 더 바빠졌다. 흩날리는 벚꽃 사이로 ‘運命のひと’(운메이노히토)를 찾는 일은 설레고 또 숨가쁘다. ‘運命’(うんめい, 운메이)는 우리말로 ‘운명’, ‘人’(ひと, 히토)는 ‘사람’을 뜻하므로 ‘운명의 사람’을 찾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운명적인 만남을 찾는다”는 식의 표현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더 쉽게 들을 수 있는 표현은 “今夜合コンする?”(곤야고콘스루?) 정도다. ‘今夜’(こんや, 곤야)는 ‘오늘 밤’이라는 뜻이고, ‘合コン’(고콘)은 ‘合同コンパ’(고도콘파)의 줄임말. ‘コンパ’(콘파)는 영어 단어 ‘company’가 어원인데,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말의 ‘미팅’과 같은 사회적 의미로 쓰인다. ‘する’(~스루)는 ‘~하다’라는 뜻의 동사. 즉, 해석하면 “오늘 미팅하자~”는 뜻이다. ‘콘파’ 자리에 나가는 것은 꼭 대학생은 아니더라도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일이며, 회사원을 비롯해 기혼 남녀들도 콘파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고령화로 골머리를 앓는 일본에서는 ‘合コン’(고콘)이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 줄 것이라는 독특한 분석까지 나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짝을 찾는 남녀를 권장하고, 또 격려하는 것이 일본 사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불륜이 될지, 파국이 될지, 로맨스가 될지는 차후의 문제. 좀더 과격한(?) 방법은 ‘ナンパ’(난파). ‘온건파’ 등을 뜻하는 한자어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지는 이 단어는 우리말의 ‘헌팅’에 뜻한다. 그야말로 길거리에서 여성 또는 남성이 ‘짝’을 찾는 일을 뜻하는데, 마음에 드는 ‘운명의 사람’을 길을 가다 발견하면, 바로 가서 “오늘 밤 차라도 한잔?”이라고 말을 건넨다. 여성이 난파를 할 경우 굳이 ‘거꾸로’라는 뜻의 한자 ‘逆’(ぎゃく, 갸쿠)를 붙여 ‘ギャクナン’(갸쿠난)이라고 표현한다. 작업 용어의 세계는 넓고, 작업은 언제나 그렇지만 어렵다.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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