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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의 말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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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탁현민의 말달리자
‘갑’을 설득하여 먹고사는 ‘을’의 처지에서 프레젠테이션(이하 피티)은 사활이 걸린 중요한 자리일 수밖에 없다. 이런 자리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상대에게 높은 기대치를 갖게 하고, 최대 최선을 강조하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없도록 설득해야 한다. 그리하여 문제를 찾아내어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려는 ‘갑’과 가장 확실한 선택은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하는 ‘을’은 각자의 논리와 분석을 바탕으로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리다. 요즘 들어 피칭 전략이니 효과적인 피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 각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공개적인 피티를 통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연말에 작은 회사를 하나 시작하면서 피티를 하거나 혹은 피티를 받거나 하는 자리가 많이 생겼다. 상대를 설득할 때 효과적인 방법과 또 절대 피해야 할 것을 정리해 본다. 일단 파워포인트 같은 것으로 작성된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경우는 당연히 피해야 한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파일이나 문서는 그 자체로 완성도를 가지거나 혹은 참고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내용을 그대로 읽는 것은 지루함을 보탤 뿐이다. 각자가 읽으면 될 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사이사이 상대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권장사항이다. 질문과 답변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동의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말들을 건네라는 의미다. 일방적으로 준비된 내용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짜임새는 있을지 몰라도 상대가 몰입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 가장 효과적인 설득 방법이 ‘대화’라는 사실은 피티에서도 유효하다. 따라서 주장하거나 제안하는 바를 이야기할 때도 부지런히 상대와 대화를 시도하고 이야기를 나누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때는 무엇보다 자연스러워야 한다. 억지스럽거나 치기 어린 말들은 차라리 할 말만 하는 것보다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 전공 겸임교수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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