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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길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 류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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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일본은 다양한 ‘거리 문화’가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전국 어디서나 장소와 주제를 막론하고 ‘거리에서 노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고, 그들이 양산해 내는 패션·음악·음식·사회문제 등은 주류를 이룬다. 도쿄의 경우 지금은 그 문화의 중심지가 시부야로 옮겨 갔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한때 젊은 층의 ‘거리 문화’를 대표하는 명소는 하라주쿠였다. 일본인에게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메이지 신궁 앞에서 각종 코스프레를 하거나 요란한 음악을 틀어놓고 자유를 만끽하는 일본 젊은이들은 90년대 후반 일본 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성장하던 ‘버블 경제’ 시기의 표상이었던 것. ‘거리 문화’와 관련된 언어 역시 시대상을 반영한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거리의 청소년을 가리키는 말 중에 ‘チイマア’(치마)라는 단어가 있다. 지금은 ‘원조’라는 의미의 한자 ‘元’(もと, 모토)를 붙여 ‘모토치마’라는 말로 더 많이 쓰인다. ‘치마’는 영어단어 ‘teamer’의 일본식 발음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장 타당한데 우리 말로 하면 ‘패거리’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가 한때 자신이 ‘치마’였다고 하면 ‘좀 놀았다’는 의미니 주의하길. ‘치마’보다 더 일반적인 말로는 ‘ヤンキイ’(양키)가 있다. ‘양키’라고 하면 서양 사람을 일컫는 비속어 정도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전혀 다르다. 흔히 ‘날라리’라고 일컫는 ‘거리의 청소년’을 일본에서는 ‘양키’라고 부른다. 요즘에는 ‘치마’니 ‘양키’처럼 ‘거리의 아이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많이 없어졌지만 ‘시부야 말투’ 등 젊은이들의 문화를 일컫는 표현 양식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축약이다. 무슨 말이든지 짧게 줄여 쓰는 것이 ‘거리’의 대세다. ‘위험하다’는 뜻의 ‘やばい’(야바이)라는 형용사는 ‘やば-’(야바-)라고 표현해야 진정한 ‘저급함’을 풍길 수 있다.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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