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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7 22:01 수정 : 2008.05.10 16:21

볼보의 ‘올 뉴 XC70’

[매거진Esc] 전문가 3인의 자동차 해부교실
왜건·세단·스포츠실용차 다 소화하는 볼보의 ‘올 뉴 XC70’

세단의 편안함에 레저 활동에 필요한 성능까지 갖춘 볼보의 ‘올 뉴 엑스시70’(XC70)이 ‘다목적 실용차’(MUV·Multi Utility Vehicle)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내세우고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볼보라는 자동차 브랜드부터 왜건이라는 자동차 형태와 다목적 실용차라는 설명까지 조금은 낯설지만 어딘가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이 자동차를 전문가 3인과 함께 들여다봤다.

이경섭 〈모터 트렌드〉 편집장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에 경배를

“아쉽다, 아쉬워.” 몇 해 전, 슬그머니 국내 무대에서 사라지던 볼보 XC70을 애도하며 입맛을 쓰게 다신 적이 있다. 그토록 괜찮은 차였다면 한 대쯤 사주지 그랬냐고? 그랬다면 좋았겠으나 나 역시 평범한 소심남, 용기가 없었다. 얄팍한 지갑이 결심을 막았지만 ‘아무래도 왜건은 좀…’이라는 두툼한 선입견이 더 큰 장애였다. 시간은 흐르고, 어느덧 크로스오버가 큰소리치는 세상이 왔다. 원조 따지기 좋아하는 수많은 가짜들 앞에, 돌아온 ‘진짜 원조 크로스오버’ XC70은 가히 군계일학이다. 게다가 재재거리며 저마다 알량한 재주를 뽐내는 경쟁자들의 입에 똑딱단추를 채워버릴 재능을 가득 채운 새 모델이다.

XC70을 사기 위해 아내를 설득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라는 카드를 꺼내 보이겠다. 아빠들은 알겠지만 꼬맹이를 뒷자리에 태워 여행이라도 가려면 안전벨트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갓난아이라면 베이비시트에 앉히기라도 하련만 대여섯 살부터 열 살 무렵의 아이들은 도무지 그럴 재간이 없다.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도 아동용 시트가 정답이긴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대개의 부모는 아이의 안전벨트를 생략하거나 허리벨트만 대충 채워주는 것이 보통이다. 이때의 묘안이 부스터 시트다. 2단계로 접히며 높이가 조절되는 뒷자리는 아이의 앉은키에 맞게 성인용 벨트를 착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부스터 시트야말로 볼보 XC70이 최고의 ‘패밀리카’라는 칭송을 들어 마땅한 이유의 8할쯤은 될 터다. 또 널따란 실내공간은 물론이고 졸음운전 방지용 차선이탈 경고장치, 급경사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속도제어장치(HDC), 후진할 때 뒤를 훤히 비춰주는 후방카메라까지, 전천후 터프가이로서는 과잉이라 여겨질 만큼 쓸모 있는 옵션으로 가득하다.


볼보의 ‘올 뉴 XC70’
2박3일 시승하는 동안 하루는 강원도 산길을 누비며 돌아다녔는데, 그 느낌은 너무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서스펜션 덕에 거친 노면과 장거리 여행에서도 등허리가 피곤하지 않더라는 것. 원래 볼보는 시트가 좋기도 했다지. 게다가 시승하느라 제법 험하게 밟았는데도 연비가 리터당 11킬로미터로 공인연비와 별 차이가 없더라는 것. XC70, 이만하면 왜건이라고 외면받던 씁쓸한 과거는 이제 그만 잊어도 좋겠다.


김우성 〈비비시 톱기어〉 편집장
왜건이지만 왜건이 아닌 차

누구든 소위 말하는 ‘한칼’은 하나씩 갖고 있게 마련이고, 그 ‘한칼’을 찾아내는 순간은 언제나 뿌듯하다. 볼보는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회사에 비해서는 ‘프리미엄다운 성격’이 다소 밀리는 게 사실이다. 이건 볼보의 잘못이 아니다. 수수하고 꾸밈없는 스칸디나비아 정서가 깔려 있어서 그렇다. 겉치레를 최소화한 고급성이라 하겠다. 왜건은 이런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전세계에서 왜건을 가장 왜건답게 잘 만드는 자동차 회사가 볼보다. 볼보는 북미와 유럽에서 ‘엄마의 차’라는 영예로운 별칭을 얻게 됐고, 스칸디나비아식 고급을 지향하는 볼보는 거리낌없이 왜건을 회사의 대표 모델로 가꿔왔다. 그리고 결국 ‘왜건은 가장 왜건다울 때 멋있고 고급스러워 보일 수 있음’을 몸소 입증해 보이는 데 성공했다. 볼보의 한칼은 바로 왜건이다.

XC70은 가장 볼보다운 차다. 오직 볼보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차라는 점이 매력이다. 매력의 근원은 ‘왜건이지만 왜건의 영역을 벗어난 차’라는 역설적인 데서 찾을 수 있다. 왜건이지만, 왜건으로만 묶어두기에는 할 줄 아는 게 너무 많다. 신형 XC70의 앞모습은 투박했던 구형과 달리 매끈하다. 구형의 거친 오프로드 성격을 줄인 대신 세련된 도심지풍을 좀더 많이 심어넣었다. 실내에는 차선이탈 방지장치 등 안전장비가 풍성하다. 편안하기로 유명한 볼보 시트에 앉아 흔치 않은 직렬 5기통 2.4리터 185마력 디젤 엔진을 만끽하다 보면 안락한 고급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치고 나가는 맛은 좀 떨어지지만, 조용하고 부드럽게 거구를 이끌고 가는 디젤 엔진은 XC70이 고급의 반열에 올라 있음을 새삼 일깨워준다. 여기까지는 볼보 세단의 느낌 그대로다.


볼보의 ‘올 뉴 XC70’
이때 뒤를 돌아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고 수준의 왜건인 만큼 실내 구성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건 기본.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액세서리들은 왜건을 좋아하는 운전자들에게 벅찬 기쁨이다. 짐을 구분해 실을 수 있는 로드 디바이더와 급제동 때 화물이 앞으로 밀려오지 않게 해주는 안전 그릴, 실내 자전거 홀더, 로드 캐리어와 외부 자전거 홀더, 자전거 리프트, 루프 박스, 스키·스노보드 홀더 등 짐 싣고 나르는 데 도사가 되게 해주는 온갖 액세서리들이 넘친다.

우리나라처럼 승용차에서 스포츠실용차로 바로 건너뛴 나라는 왜건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왜건의 맛을 한번 봐야 한다. 험로를 누비는 것만이 스포츠실용차의 본령이 아니듯, 짐칸을 가득 채우는 것만이 왜건의 미덕도 아니다. XC70은, 세계 최고의 왜건 도사가 제시하는 ‘21세기식 생존방법’인 셈이다.

장진택 〈지큐〉 편집 차장
차선 벗어나면 띠리리리~

평일 출퇴근용으로 차를 타는 사람에겐 점잖은 세단을, 점잖게 출퇴근하다가 자전거 싣고 떠나는 주말 하이킹에는 짐칸이 큰 왜건을, 출퇴근하다가 주말에 자전거 타고, 연휴에는 글라이더 싣고 산에 오르는 사람에겐 험한 길도 쑥쑥 오르는 스포츠실용차를, 출퇴근하다가 자전거를 타고 패러글라이딩까지 즐기다가 차 사이로 막 내달리기까지 하는 맹렬 드라이버에겐 볼보 XC70을.

이유는 좀 장황하다. 볼보의 기함, S80의 엉덩이를 고쳐서 넉넉한 왜건으로 만든 차가 V70(국내엔 들어오지 않았다), 이 차의 높이를 약간 올리고 네 바퀴에 모두 동력이 전달되는 시스템을 넣은 차(기본이 된 S80은 전륜구동)가 바로 XC70이다. 한마디로 XC70은 ‘세단을 기본으로 만든 왜건형 사륜구동차’, 두 마디로는 ‘세단과 왜건, SUV를 골고루 버무려 놓은 크로스오버 카’, 서너 마디로는 ‘세단의 품격과 편안한 주행, 왜건의 실용성, SUV의 거친 주행까지 모두 가진 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세단과 스포츠실용차 사이에서 괜한 고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말 산행에서부터 턱시도 파티까지 두루 함께 할 수 있는 이 차를 권하자.


볼보의 ‘올 뉴 XC70’
만일 그가 시큰둥하다면 2007년 유력 과학지, <파퓰러 사이언스> 선정, 최고 신제품에 빛나는 ‘베이비 부스터 시트’를 말해주는 거다. 뒷좌석 좌우, 엉덩이 부분의 시트에 숨어 있는 이 장치는 키 작은 어린이를 위해 엉덩이 부분을 두 단계로 높여주는 장치다. 누가 봐도 뚝 떼어다가 내 차에 옮겨 달고 싶은 도벽이 도질 법한 장치다. 이걸로 모자란다면 차선이탈 경보장치도 말해 주자. 이 장치는 룸미러 뒤에 달린 눈을 이용해 별다른 이유 없이 차선을 벗어나면 졸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띠리리리, 띠리리리’하는 경고음을 울려 잠을 쫓아낸다. 이걸로도 부족하다면 사각지대에 차가 있음을 붉은 램프로 알려주는 비엘아이에스(BLIS) 장치, 핸들을 돌리는 쪽으로 전조등을 비추는 액티브바이제논 헤드램프, 사고 때 커튼처럼 펼쳐지는 사이드커튼 에어백, 음질이 끝내주는 다인 오디오, 한국 지형에 완전히 적응된 특제 내비게이션, 연비 좋고 힘도 좋은 2.2리터 터보 디젤 엔진, 5840만원이라는 가격까지 모두 알려주자. 그래도 시큰둥하다면 할 수 없다. 평생 세단과 스포츠실용차 사이에서 고민하라고 말씀 드리는 수밖에.


볼보의 ‘올 뉴 XC70’ 주요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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