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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 한 그릇에 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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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간 20돌] Esc / 20살 한겨레군의 세계여행
박정석의 아시아 여행 퀴즈
여기서부터는 조금 빛깔이 다른 퀴즈가 나갑니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8~15면은 에세이 퀴즈가 주종을 이루게 됩니다. 여행에 관한 독특한 스타일과 이력을 가진 필자들이 자기만의 향기가 폴폴 나는 에세이를 선물하지요. 그 내용 중에서 퀴즈를 맞히는 형식입니다. 아시아 20대 젊은이들의 활기찬 수다도 마련되었고요. 재미있게 읽으며 풀어봅시다.
끝내 진짜 가격을 밝히지 않은 인도네시아 할아버지가 문제를 드림
어느 이국을 내 집으로 삼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해당 언어에 대한 이해, 음식에 대한 적응, 그리고 또 한 가지.
젊어서 어떤 것-사람이든 사상이든, 혹은 여행지든-에 매혹된다는 것은 결정적인 일이다. 우연히 여행한 인도네시아는 경관 다채롭고, 물가 싸고, 바다 아름답고, 여러 모로 장점이 많은 곳이었다. 짙푸른 수마트라, 문화적인 자바, 메마르고 고독한 누사틍가라, 감명받아 책도 한 권 쓰게 된 발리. 그 땅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든 나는 마침내 이민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미 박소, 그리운 고향의 라면 맛이여 문법책을 한 권 사서 틈틈이 공부, 이윽고 인도네시아어-세상에서 배우기 제일 쉬운 언어 중 하나다-로 웬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다음은 음식. 음식은 언어학습보다 더 쉽고 간단했다. 나시고렝(볶음밥)과 사테(꼬치구이)는 물론 매운 고추와 향신료가 잔뜩 들어간 파당 푸드, 발리의 명물인 기름진 바비굴링(돼지통구이)까지, 뭐든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입에 짝짝 붙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부담 없는 것은 길에서 많이 파는 박소(bakso). 흔히 국수가 조금 들어 있어 “미 박소”라 하는, 잿빛 완자 몇 개가 들어간 짭짤한 수프다. 맛은 물론 싼값까지, 그리운 고향의 라면보다 못할 것이 그다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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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고렝과 미고렝으로 찬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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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의 로비나 해변. 노란 태양과 시원한 바람을 맞다가 단골 박소 장수 마데 영감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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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가도가도
③ 팟타이
④ 베벡 베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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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의 〈내 지도의 열두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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