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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4 17:36 수정 : 2008.06.04 17:36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문학동네 펴냄

글의 온도와 그 글을 쓴 사람의 온도는 다르다. 글이 그 사람의 성정을 반영하고 무의식을 드러내긴 하지만 글과 그 사람이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내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블로그로 만난 사람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세상에서라면 더더욱.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속 남녀는 실수로 쓴 이메일로 알게 되었다. 여자는 쓴다. “당신 키스를 어떻게 하는지 얘기해 줘요.” 남자는 대답한다. “글 쓰는 것과 비슷하게 해요.” 다시 여자의 말. “허풍 같기는 하지만 뭐 그리 나쁘지는 않군요. 하지만 당신은 글 쓰는 게 때에 따라 몹시 달라요!” 남자의 답. “키스도 때에 따라 아주 다르게 해요.” 결국 글로 키스를 예상할 수 없는 법. 키스는 해 봐야 안다.

아, 소개가 늦었다. 여주인공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에미고 남자주인공은 심리학자 레오다. 에미가 이메일 주소를 헷갈린 통에 레오가 에미의 메일을 받게 되는데, 레오는 시큰둥하게 반응하지만 에미는 수다스럽게 자꾸 메일을 보낸다. 채팅 수준의 메일이 때로 분 간격으로 오가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고 싶다는 열망에 불타오른다. 이메일로만 구성된 이 소설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중계해준다. 하지만 그렇게 영원할 수는 없다.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감정이 강해질수록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도를 더해 간다. 이메일로 상상한 환상과 실제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더욱 만나기가 두려워진다. 더 좋다면? 그것도 무섭다. 에미에게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으니. 결국 아내의 변화를 눈치챈 에미의 남편이 둘이 주고받은 메일을 읽게 되고 절망에 빠져 레오에게 메일을 보낸다. “제발 제 아내를 만나 주십시오!”

에미는 레오가 상상한 자신이 어떤 모습일까를 알고 싶어하고, 그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자신이 오프라인으로도 그의 마음을 끌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한다. 레오는 일단 만나보고 그때 생각하자고 한다. 글로 먼저 알게 된 사람과 연애를 할 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주고받는 글의 온도가 인간의 온도보다 높아지기 전에, ‘직접’ 확인할 것.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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