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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4 20:08 수정 : 2008.06.04 20:08

최근 일본에는 이런 식의 축약 일본어를 다룬 책 〈KY식 일본어〉도 출간됐다.

[매거진 Esc] 5초면 따라하는 저급일본어

무슨 일이든지 순위를 매기기 좋아하는 랭킹의 천국 일본에서는 매년 연말 ‘유행어 대상’이 발표된다. 그해 가장 유행했던 단어에 주는 상이다. 이 중에는 거의 외계어에 가까운 단어들도 있는데, 엄연히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주도적으로 쓰이는 말 중 하나이므로 알아두면 ‘センスある’(센스아루)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표현들이 있다. ‘센스아루’는 ‘있다’라는 뜻의 동사 ‘ある’(아루)를 활용해서 ‘센스 있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외계어의 대명사 중 지난해 유행어 대상의 후보에 올랐던 ‘KY’라는 표현이 있다. 이 단어는 ‘空?を読め’(쿠(K)키오 요(Y)메, 분위기 파악해~!)라는 문장을 발음 그대로 알파벳 첫 글자만 따서 줄인 표현. 영어의 ‘ASAP’(as soon as possible)이나 프랑스어의 ‘R.S.V.P.’(Repondez s’il vous plait) 같은 방식의 표기라고 생각하면 쉽다. ‘空気’(쿠우키)는 공기라는 뜻이고 ‘読め’(요메)는 ‘읽다’라는 뜻의 동사. 직역하면 ‘공기를 읽어’인 이 표현은 은유적으로 ‘분위기 파악해라’라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이런 속뜻을 모른 채 ‘KY’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단어가 원래 무슨 뜻인지 알아내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누군가가 문장에 ‘3M’이라는 표현을 써 놓았다면 그것이 문맥상 포스트잇을 개발한 그 유명 회사를 가리키는 경우가 아닌 이상 대체로 ‘もうまじで無理’(모우마지데 무리)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もう’(모우, M)는 접속사 ‘그러니까, 음’의 의미이고, ‘まじで’(마지데, M)는 ‘정말로’라는 뜻. ‘3M’은 ‘그러니까 정말로 무리다’라는 강조의 의미다. 또 상황을 말로 하기 애매할 때 일본 사람들은 ‘緒微妙’(ちょびみょう, 초미묘)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CB’라고 쓰기도 한다. 우리말로 ‘매우 미묘하다’라는 의미이다. ‘KY’(분위기 파악 좀 해)-‘3M’(그러니까 정말 무리)-‘CB’(초미묘)가 한 문장 안에 다 나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다.

이은혜/축구전문 월간지 <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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