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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11 19:30 수정 : 2008.06.11 19:35

〈지두력〉

[매거진Esc]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지두력〉
호소야 이사오 지음, 홍성민 옮김, 이레 펴냄

〈서인영의 카이스트〉 1회에서 서인영은 카이스트에 면접을 보러 간다. 카이스트 입학본부장은 입학 면접에서 “우리나라에 미장원이 대체 몇 개쯤 있을 것 같습니까?” 하고 묻는다. 카이스트의 이미지가 확 좋아진 질문이기도 하다. 공부를 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방송을 위해 대학생활을 해 보겠다는 서인영에게, 다른 두 대학이 했던 질문들은 고압적일 뿐이었지만, 카이스트의 질문은 정답을 왜 그렇게 추론했는지 그 사고과정을 테스트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 답을 맞히라는 게 아니라 답을 내놓은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라는 뜻. 그래서 서인영의 답은? “7천개. 7이 좋은 숫자니까.”

암기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과 직관력을 평가하는 이런 질문은 각종 면접시험에서 종종 등장한다. 좋은 어깨를 타고난 야구선수를 가릴 수 있는 질문이다. 호소야 이사오의 <지두력>은 생각하는 데 기본이 되는 힘이 바로 지두력이라고 설명한다. 논리적 사고력과 직관력이 있어야 지두력이 강하다고. 서인영이 받았던 질문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페르미 추정’인데, 면접에서 자주 등장하는 ‘페르미 추정’은 단번에 파악하기 어렵고 어떤 의미에서 황당하기까지 한 수량에 대해서 추정논법을 사용해 단시간에 대략적인 개수를 산출해 내는 방법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는 놀랍게도 모험심이 필요하다.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가설을 세운다는 모험을 하지 않으면 추론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국의 전봇대 개수는? 세계에서 하룻동안 소비되는 피자는 몇 판일까?’를 비롯한 연습문제를 푸는 요령을 보여주며 ‘추론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시간이 얼마 없는 상황에서 최고위층 인사를 우연히 만났을 때,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에 대해 조리있게 설명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말하는 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물론, ‘논리력과 직관’마저도 훈련 가능하다며 방식을 알려주는 책이 등장한다는 게 매우 일본적이고 한국적이다. 족집게 선생과 족보 없이 시험치던 때가 있기는 했을까.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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