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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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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이다혜의 한 줄로 한 권 읽기
〈타샤의 식탁〉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월북 펴냄
“나는 요리할 때 상상력을 동원하기에, 분량 측정은 진짜 힘든 작업이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타샤 튜더 할머니는 일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다는 비밀의 정원과 1700년대부터 내려온 집안의 조리법으로 유명해졌다. 그런데 정확한 계량을 통한 조리법이나 조경 구획 나누기를 배운다고 타샤 할머니처럼 될 수는 없다. 빛과 땅이 다른 미국 버몬트의 정원을 한국에 똑같이 재현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키운 닭을 잡아 쓰는 게 맛이 좋다는 조리법을 완벽히 따라 하기 역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다 뭐에 쓰느냐? 잘 읽어 보면 그 안에 답이 있다. 요리와 섹스의 경우, 달인에게 비법을 구하면 돌아오는 답은 상상력과 응용력이다. 그리고 실패에 의기소침하지 않고 꾸준한 시행착오를 통해 성공에 도달하는 끈기 역시.
요리책을 볼 때 가장 당혹스러울 때는 책에 나온 요리법이 내가 원하는 분량과 맞지 않는다(나에게는 10인분이 필요한데 책에서는 5인분 조리법이 나와 있다)거나, 전문가의 조리법에 등장하는 식재료를 도무지 구할 방법이 없다(처빌은 어디서 구하며 타라곤은 대체 무엇인가?)는 데 있다. 일례로 <타샤의 식탁>에 등장하는 가장 간단한 요리인 ‘신선한 토마토 샐러드’를 보자. 텃밭에서 딴 신선한 토마토의 껍질을 벗기라고? 텃밭 없다! 얇게 썬 찬 고기와 같이 내라고? 너무 막연하지 않은가? 신선한 바질? 마트에서 생 허브 안 판다.
그럼 어째야 좋은가? 토마토는 그냥 사서 쓰면 되고, 신선한 바질은 작은 화분에 키우거나 마트에서 파는 말린 요리용 허브를 쓰면 된다. 바질 향을 싫어한다면 다른 허브 써도 된다. 얇게 썬 찬 고기는 뭘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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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의 한 줄로 한 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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