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02 18:33
수정 : 2008.07.0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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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쿠터는 배기가스 규제로인해 모두 4행정 엔진으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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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오빠 달려~
스쿠터에는 재미있는 별명이 하나 있는데 바로 ‘뽈뽈이’라는 것입니다. “뽈뽈뽈” 소리를 내며 여기저기 빨빨거리며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추측됩니다. 시골의 어르신들로부터 다방 아가씨들, 배달 음식점 종사자들까지 스쿠터는 작고 간편한 이동수단으로 우리 서민의 역사와 함께했습니다. 자동차가 주된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지금까지도 말이죠.
‘뽈뽈이’라는 애칭에는 이웃동네 꼬마 같은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가 녹아 있지만, 그 별명이 생긴 원인을 생각해 보면 좋기만한 일은 아닙니다. 스쿠터가 그런 소리를 낸 이유는 2행정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기 때문입니다. 간편한 제작방식과 저렴한 생산비용, 그리고 쉬운 정비가 그 장점이라 하겠는데, 지금도 예초기나 소형 발전기 등에서 쓰이는 엔진입니다. 수십 년 전부터 모든 스쿠터는 2행정 엔진을 심장으로 삼았습니다. 엔진오일을 휘발유와 함께 태운다는 것과 “애앵” 하는 소음이 이 엔진의 특징입니다. 이 소리가 스쿠터한테 별명을 선물한 것이지요.
하지만 요즘 스쿠터들은 2행정 엔진을 버리고 4행정 엔진으로 모두 바뀝니다. 이유는 다름아닌 배기가스 규제 때문인데, 2행정 엔진이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사라지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스쿠터는 매연이 심하다는 사람들의 생각은 실제로 맞는 사실이었습니다. 희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스쿠터가 참 많았죠.
4행정 엔진은 자동차도 채용하는 방식으로, 같은 배기량에 비해 힘은 조금 떨어지지만 환경에 해가 덜 되기 때문에 새로 출시되는 모델에 모두 채용되고 있습니다. 힘 부족은 기술력을 통해 해결했고요. 연비도 훨씬 좋고, 조용하기도 해서 스쿠터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구실도 합니다. 요즘 50cc 스쿠터의 연비가 40~50㎞/ℓ에 육박하는 것도 다 이 엔진 덕분이지요.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엔진오일이 함께 타 달콤한 냄새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리던 옛날의 스쿠터를 그리워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 자동차와 바이크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추억을 함께한 친구이기 때문이죠. 시간이 지나면 증기전차나 3륜차처럼 시대가 변하면서 시끄럽고 매연을 가득 내뿜었던 스쿠터는 점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뽈뽈이’는 자기 이름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겠지요. 그래도 사람들은 이 별명을 기억할까요? 친근한 이미지만은 그대로였으면 좋겠습니다.
임유수/ <스쿠터앤스타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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