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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인 책장의 모양을 바꿔 심미적인 기능을 강화한 다이아몬드 형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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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닫힌 공간 탈출하는 서재…수납 효율성과 함께 디자인도 나날이 진화중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서재’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육중했다. 어두운 색의 육중한 나무 책장에 금박 장식 하드커버 장서가 꽂혀 있고, 그 앞의 육중한 책상에는 실크 잠옷을 입은 사장님이 위스키를 홀짝이는 풍경. 또는 도서관인지 개인의 책방인지 헷갈릴 정도로 압도적인 책더미를 자랑하는 작가나 학자의 방. 그래서 매일 들락날락하는 집안의 평범한 서재를 서재라고 부르는 건 도무지 쑥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1, 2년 새 ‘서재’가 오래된 서재의 닫힌 공간을 탈출하면서 그 무게는 한결 가벼워졌다. 거실에서 티브이를 없애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세련된 북카페가 유행을 탄 것도 서재라는 말의 힘을 빼는 데 기여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재형 거실의 증가다. 거실이 손님을 대접하는 ‘응접실’에서 가족의 활동공간으로 탈바꿈되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티브이를 없애고 아예 책장을 들여놓거나, 티브이 등 홈씨어터와 책장, 때로는 북카페처럼 차를 마시거나 식당 기능까지 결합시킨 다목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가구회사 한샘은 지난해 맞춤형 시스템 가구를 거실 서재에 도입한 월플랙스를 내놓았다. 예전 같으면 티브이와 간단한 장식장이 전부였던 벽면을 주문에 따라 책장이나 피시 책상, 수납 기능까지 갖춘 서재로 바꿔 버려지는 공간을 활용할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연령이나 필요에 맞는 서재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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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형 책장은 공간이 지저분해 보이는 걸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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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만한 공방에서 책장을 짜맞추는 건 꽤나 비싼데, 재미삼아 취미삼아 목공을 배워 직접 장을 짜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맞춤가구 제작과 일반인 대상 공방을 운영하는 네모디자인의 양화진 대표는 “6주 정도 배우면 책장 정도는 짤 수 있는데, 이렇게 직접 만들 경우 비용을 4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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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서재와 식탁까지 옮겨온 북카페형 거실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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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 효율성과 함께 디자인도 나날이 진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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