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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30 22:19 수정 : 2008.07.30 22:19

화장품 브랜드마다 선보인 여름 메이크업 컬렉션. 이는 무조건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원천이 되어야 한다.

[매거진 esc] 화장품 톡톡

업계의 트렌드 좇지 않고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 가꾸는 법

한국 여성들은 유난히 ‘트렌드’에 민감하다. 패션업계가 자신들의 컬렉션을 선보이기 위해 손쉽게 나눠 놓은 봄/여름, 가을/겨울 시즌에 따라 발 빠르게 유행 꼬리를 따라잡느라 혼이 빠질 지경이다. 잡지들은 실버와 골드로 도배한 퓨처리즘을 노래하다가도 금세 1960년대 트위기 같은 굵게 그린 아이라인이 유행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화장품업계 또는 패션업계에서 만들어진 유행을 그리 완벽하게 따라 할 필요가 있을까? 아니, 현실적으로 당신에게 어울리기나 할까?

일명 ‘핫 뷰티 트렌드’라 불리는 유행은 현실 세계에서 개개인의 피부 타입이나 얼굴 생김에 따라 활용하기 불가능하거나 거북스러운 것들도 많다. 2007~2008년 최고의 메이크업 트렌드로 떠올랐던 물광과 세미 매트 질감의 피부 메이크업을 보자. 얼마나 많은 지성·여드름 피부의 여성들이 커버력도 떨어지고 번들거리는 ‘생얼’ 화장을 했으며, 보송보송한 아기 피부를 표현하겠다는 일념으로 매트 파운데이션을 발라 피부를 고달프게 만든 건성 피부의 여성들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올가을 주목받은 아이템이 붉은색과 버건디색 립스틱이라는 이유로 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의 화장대 위에 평생 바르지도 못할 화장품이 또 하나 추가될지를.

반면 내가 만난 뷰티계 유명 인사들은 유행에 치우치지 않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메이크업 포에버’의 창시자인 다니 산즈는 단 하나의 색깔, 검정 아이라이너를 짙게 그리는 화장만으로 존재감을 표현했다. “저는 수십년 동안 똑같은 패턴의 아이 메이크업을 고수해 왔습니다. 메이크업을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요!” <마담 피가로> 편집장을 지냈으며 지난해까지 ‘샤넬 코리아’에서 화장품 홍보 부장을 지낸 김은정씨는 한국의 패션과 뷰티업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다. 그런 그의 화장법이란 내가 그를 처음 만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련된 붉은색 립스틱에 약간은 번진 듯 분위기가 있어 보이는 검정 아이라이너에서 한 치도 변함이 없다. 화이트 셔츠만 슬쩍 걸쳐도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던 근사함의 비결은 자신만의 스타일에 있었던 것.

에스티 로더의 손녀딸 에이린 로더는 어떤가?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뉴욕 5번가에서 만난 그녀는 어느 파티나 회의 석상에서도 그러하듯이 갈색 머리를 느슨하게 묶고, 입술엔 옅은 베이지색의 립스틱을, 볼에는 자연스러운 색감의 블러셔를 바른 채 대담한 팔찌 하나로 포인트를 준 모습이었다. 절제된 스타일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젊은 나이에도 세계 최대 화장품회사의 디렉터라는 자리가 전혀 부담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치장하지 않은 그 모습 역시 그를 대변하는 지적인 아름다움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시대의 흐름을 정지시키거나 역행하는 것만이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는 건 아니다. 알면서도 따라 하지 않는 것과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모방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으니까. 수많은 뷰티 브랜드가 제공하는 창조적인 룩과 신제품은 당신에게 무궁무진한 영감을 줄 테니 그중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당신이 할 일. 또 메이크업 브러시를 잡을 때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바비 브라운의 말을 늘 가슴속에 새겨보는 건 어떨지. “아름다움이란 당신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그 무언가를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현실화됩니다.”

글 장은수/ 뷰티 스페셜리스트·사진 이경진/ 럭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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