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03 17:45
수정 : 2008.09.03 17:45
[매거진 esc] 하우 투 스킨십
“남친은 티브이나 잡지에 등장하는 여자 배우, 모델들에게 늘 감탄해요. 저는 좀 통통한 편이라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다이어트를 할까 물었더니 제발 그대로 있으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가 언제나 눈길을 돌리는 건 쭉빵녀들. 무엇이 그의 진짜 속마음일까요?” “남친과 연애를 시작한 뒤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살이 찐 이후로는 스킨십을 하기 싫어졌어요. 뱃살을 보게 되지 않을까, 너무 무겁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섹스하자는 말을 못 들은 척해요.” 지난달 편집부로 온 상담 내용들이다.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 없어 하고, 심지어 부정적인 태도를 갖는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다. 체구가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 생각하고, 남자가 자신의 몸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 미리 고민한다.
상대방 시선에 쩔쩔매고, 자연스런 스킨십조차 불편하다면 데이트가 즐거울 수 없다. 섹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불로 몸을 가리고, 혹시나 군살이 보일까 제대로 몸도 못 펴는 상태에서 만족할 만한 섹스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여자들에게는 이렇게 민감한 문제가 남자에게는 여간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섹스를 하게 된 여자를 앞에 두고 몸매 품평을 하는 남자는 없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보다는 데이트 혹은 섹스 그 자체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다. 긴장이 한결 풀려 제대로 즐기게 될 테니 말이다.
자신의 보디 이미지는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생각해 보자. 77(혹은 그 이상의) 사이즈, 하지만 본인이 누구보다도 섹시하다고 믿어 가슴을 쭉 펴고 당당하게 걷는 여자와 군살 없는 몸매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어깨를 움츠리고 다니는 여자, 누가 더 유혹적인지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보다 자신의 몸을 더 사랑할 수는 없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스스로 인정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확인받으려는 세태가 대세가 됐다는 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김현주/ <코스모폴리탄> 부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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