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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24 17:47 수정 : 2008.09.26 13:40

강마에 vs 고은아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남매가 아닐까 생각했다. 문화방송 <베토벤 바이러스>의 카리스마 마에스트로 강건우(강마에)를 보면서 한국방송 <엄마가 뿔났다>의 귀족 고은아 여사를 떠올린 것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연상작용이었다. 피아노를 전공해 대학 때까지 꽤나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고은아와 지휘자 이전에 피아니스트였던 강마에는 우선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한집안 혈통에 가깝다. 성격은 더 닮았다. 기품 있고 우아하게 쏘아붙이며 상대방을 제압하는 능력은 같은 유전자가 아니고서야 나올 수 없는 신공이다. 이 둘이 실제 남매라면, 집안 풍경은 그야말로 (여러가지 의미의) ‘예술’ 아닐까.

고집불통의 일방통행 성격에 2인자라는 타이틀이 더해지면서 극도의 외로움에 시달리는 강마에, 공주로 태어나 왕비로 살고 있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역시 강마에와 비슷한 크기의 고독을 느끼고 사는 고은아. 이런 별난 성격을 가진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각각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강마에는 사람들과의 갈등의 정점으로 쭉 전진하고 있고, 고은아는 가족과의 갈등을 넘어 각종 굴욕을 맛보는 중이다. 그렇지만 드라마 말미에 이들의 이런 성격을 굳이 ‘교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행여나 모든 사람을 착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드라마 공식대로 착해지기라도 하면 그때부터 이런 성격의 캐릭터만이 할 수 있는 주옥같은 대사는 들을 수 없을 테니까.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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