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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24 19:11 수정 : 2008.09.29 00:55

일러스트레이션 이상호 기자

[매거진 esc] 아시아의 꽃미남 | 마지막회

조연에서 특별한 주연으로 천천히 진화한 <노다메 칸타빌레>의 에이타

이름 : 나가야마 에이타(永山瑛太)

생년월일 : 1982년 12월 31일

애칭 : 본명보다는 ‘에이타’로 더 많이 불린다.

특징 : 조연에서 주연이 된 꽃미남


에이타는 처음에 특별한 남자가 아니었다. 에이타는 전혀 특별한 남자가 될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 에이타는 특별한 남자다. 그리고 그는 점점 더 특별한 남자가 될 것이다. 한눈에 누군가가 특별한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분명 ‘병’이라고 생각한다. 진단과 치료 방법이야 각자의 자유고, 물론 그 병은 개인에 따라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다만, 그저 그 특별한 남자들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도 주목

에이타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이다. ‘밝은’ 오다기리 조를 연상케 하는 그 이미지와, 그 미모와, 그 연기력과, 그 모든 것에서 말이다. 우리는 비교적 연예인과 연기자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에이타는 어느덧 자연스럽게 모델에서, 티브이 배우로 그리고 영화 스크린 속으로, 최근에는 연기자의 옷으로 ‘갈아입기’를 계속하고 있다. 평범한 남자의 매력이 이렇게 천천히 공을 들여, 열심히 쿨하게 ‘혁명적인’ 새로움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은 용기도 얻고 그러기 마련이다.

1997년 길거리에서 스카우트되어 모델활동을 시작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인 나가야마 에이타는 일본 거품경제가 무너져 갈 때 즈음, 무기력하게 거리를 활보하던(물론 이것도 어쩌면 다 미디어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미지이겠지만. 왜냐하면 사실 거품경제 붕괴 당시 청소년들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야 본인들이 가장 잘 알 테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저 그렇고 그런 90년대 말 청소년의 스탠더드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깨끗하고 상냥하지만 열정 같은 것은 없고, 수줍음이 많지만 나쁜 짓을 전혀 안 해 본 것도 아니고, 폭주할 때는 무엇이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팽개칠 것 같지만 결국 알고 보면 그냥 평범한 아이.

<사요나라 오즈센세>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청소년드라마로 티브이에 데뷔했으며, 2006년 후지 티브이에서 반영된 화제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가 방영되기 전까지 그는 출연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조연이었다. 남자주인공의 동생 친구 역(드라마 <런치의 여왕>)이나, 남자주인공 친구인데 그 남자주인공의 여자친구를 몰래 좋아하는 역(드라마 <너는 펫>)이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많은 남자아이들 중 한 명(드라마 <워터 보이즈 2>)이거나 하는 역 말이다. 아니, 생각해 보면 그는 <노다메 칸타빌레>에서도 결코 주연은 아니었다.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것은 주인공인 노다메(우에노 주리 역)와 그 상대역인 지아키 센파이(타마키 히로시 역)다. 에이타가 맡은 바이올리니스트 역 ‘미네’는 그 노다메 그룹의 일원일 뿐이다. 하지만 에이타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달라진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에서도 시즌2 제작에 대한 목소리가 여전할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고, 한국에서까지 최근 비슷한 드라마가 나왔다. 이런 성공을 뒷받침한 것은 두 주인공을 빛나게 했던 에이타를 위시한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몇 편의 드라마를 통해 비중 있는 조연으로 존재감을 인정받은 에이타는 마치 자신의 피부색과도 같은 하얀 도화지를 여러 장 받는다. 이 평범했던 남자는 조용히 주연의 자리를 찾아왔고, 이제 다양한 그림들을 그릴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러니 ‘얼굴 좀 생겨서’ 팔렸다는 그렇고 그런 시선으로 ‘우리’ 꽃미남 배우들을 폄훼하셨던 분들이 계셨다면 어여, 어여 그 노여움 거두시길.

에이타는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았고 그 밖에도 <좋아해>, 최근작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같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들에 출연하면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중이다.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가 메가폰을 잡고 처음으로 감독에 이름을 올린 작품 <두꺼비의 기쁨>도 촬영을 마친 상태다. 드라마에서도 이제는 조연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는다. 동성애를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 큰 화제가 되었던 올해 후지 티브이 드라마 <라스트 프렌즈>에서 에이타는 우에노 주리, 나가사와 마사미 등 지금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꽃미녀’들과 나란히 진지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에이타는 참 좋은 연기를 하기도 하지만, 참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이기도 하다.

꽃미남이여, 마지막 파이팅을!

결국 ‘기회’라는 것은, 사람이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영 오지 않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준비한 것을 보여줄 수 있고, 또 준비한 것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스타의 타이틀을 얻게 되는 것 아닐까. 모두가 승자가 되는 게임 같은 것, 세상에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준비한 박지성이 첼시라는 강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자신의 첫 골을 터뜨렸을 때, 정말 그가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모든 꽃미남들에게, 오늘도 파이팅을!

이은혜/<포포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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