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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09 19:31 수정 : 2008.10.10 13:37

오는 11월 개봉하는 영화 <007-퀀텀 오브 솔러스>의 포스터.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온 007 시리즈 중 사상 최대의 간접광고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 쏙]
간접광고 붙으면 안떨어지는 ‘본드 효과’
‘퀀텀 오브 솔라스’ 역대 최고액 협찬 소문

최근 아일랜드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곧 개봉을 앞둔 영화 <007-퀀텀 오브 솔러스>가 역대 007 시리즈 사상 최대의 간접광고(PPL)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최대치로 여겨졌던 이전 007 시리즈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2002)의 피피엘 수입 추정치 5500만파운드(약 1300억원)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었다.

피피엘은 베일에 쌓인 경제 분야다. 관객들이 쉽게 알아채지 못하게 제품을 광고해야 하므로 계약 내용을 극비로 한다. 관객들의 호기심 너머에서 피피엘은 날로 교묘해지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영화 한편 협찬 광고비가 2000억원을 바라보는 세상이 됐다.

■ 누가누가 잘 하나 피피엘은 △호감 가는 주인공이 △자신과 어울리는 제품을 △만족스럽게 이용하는 모습이 나와야 효과가 난다. 007 제임스 본드가 최고의 피피엘 스타로 각광받는 이유다. 말끔한 모습으로 라이터, 손목시계부터 양복, 가방에 자동차, 요트, 비행기, 심지어 잠수함까지 섭렵하는 캐릭터가 또 있을까. 1974년작 007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 나온 자동차가 에이엠시(AMC) 제품이었던 것이 피피엘의 효시라는 설도 있을 정도다.

007에 견줄 여성 피피엘 강자는 뉴욕식 생활에 대한 환상을 확산시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다. 네 여주인공은 옷차림과 식습관, 직장생활과 여가가 모두 기업 마케팅과 닿아 있는 인간광고판이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2008)에는 명품 패션업체부터 디브이디(DVD) 대여점, 약국까지 무려 90개 가까운 브랜드가 나온다.

수퍼맨과 스파이더맨 등 ‘수퍼영웅’들은 흥행은 괜찮아도 피피엘 성적은 초라하다. 평소에는 매력없을 정도로 평범하게 살다가 일만 터지면 착 달라붙은 옷을 입기 때문에 광고에는 적합하지 않은 탓이다. 대신 뉴욕의 타임스퀘어 등 길거리 광고판 등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반면 평소 갑부로 등장하는 배트맨 영화에는 피피엘이 그나마 따라붙는다. <다크 나이트>(2008)는 노키아 휴대폰에 람보르기니 승용차, 증권사와 은행 로고까지 20개여개 브랜드가 등장했다.

■ 피피엘, 규칙은 없다 피피엘은 자기 브랜드를 띄우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경쟁 브랜드를 떨어뜨리는 ‘전쟁’이기도 하다. 벤츠는 영화 <피스메이커>에서 주인공이 탄 차량으로 등장해 악당들이 탄 베엠베(BMW) 3대를 따돌리는 장면으로 성능을 과시했다. 베엠베는 몇달 뒤 007 <네버 다이>에서 007이 타는 ‘본드카’로 악당들의 벤츠를 따돌리는 복사판 설욕전을 벌였다.

업체들은 제품이 좋으면 피피엘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다소 믿기 어려운 홍보를 하기도 한다. 영화에 브랜드 등장횟수가 많은 편인 전자업체 애플은 피피엘에 따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애플 제품을 영화들이 알아서 소품으로 쓴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노트북이나 엠피3의 피피엘을 처음 시도한 게 애플이었다고 반박한다.


■ 피피엘 꼬집는 영화까지 짐 캐리 주연의 1998년작 <트루먼쇼>는 피피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자신도 모르게 몰래카메라로 생활이 24시간 실시간 중계되는 주인공은 갖은 피피엘 상품에 둘러싸여 있다. 피피엘 탓에 관객들이 은연중에 마케팅·홍보의 대상이 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다.

현실적으로 영화사나 방송사들에게 피피엘은 큰 힘 들이지 않고 제작비 부담을 덜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다. 우리나라는 영화 피피엘은 허용하지만 방송프로그램에는 직접적인 피피엘을 허용하지 않는다. 프로그램 외주제작업체들은 제작비가 영세한 현실을 감안해 피피엘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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