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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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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송은이네 만화가게
“죽은 내 딸이 일주일째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렇게 시작했던 강풀의 <이웃 사람>이 마지막 회를 남겨두고 있다.
서울 외곽 재건축 인가가 나기 직전의 한 빌라 단지에서 여고생이 연쇄살인범에게 납치되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피해자의 아랫집에 사는 젊은 남자인데, 이야기 초반에 드러난다. 1부는 열흘 전으로 돌아가 시간을 되짚어 여고생이 살해되기까지의 시간과, 범인의 존재를 눈치채는 이웃 사람의 시간을 교차해 보여준다. 2부는 사건 발생 후 사흘 동안 벌어진 일로, 마음을 열고 딸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는 피해자의 계모와, 범인을 알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피자집 점원, 가방가게 주인, 경비 아저씨의 안타까움이 한데 모여 범인에게 대적하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조그만 단서를 귀찮아서 또는 지나친 간섭으로 여길까봐 그냥 지나치는 이웃 사람과, 그 시선을 한발씩 비켜가며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을 교차 편집한 솜씨가 스릴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그때 내가 한발 더 나갔더라면…’
지난 6월 미디어다음 ‘만화 속 세상’에 연재하기 시작해 총 30회로 막을 내릴 이 만화는 비교적 짧은 분량이지만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로 독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해 왔다. 연재하는 몇 달 동안 ‘만화 속 세상’ 게시판도 함께 들썩거렸다. 왜 이렇게 잔인한 소재를 다루느냐는 질타부터, 늦은 마감에 대한 공방까지. 매회 수천 개씩 이후 내용을 추측하는 댓글도 달렸다. 심지어 지난주 마감한 29화에서 사건은 모두 종결되었는데도 그동안 강풀 작가에게 허를 찔려 왔던 독자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30화에서 일어날 반전을 기대하며 온갖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 글이 실리는 목요일에는 마지막 회가 업데이트되어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추측대로 숨 막히는 반전이 있을지, 담담한 에필로그로 막을 내릴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김송은/ 만화전문지 <팝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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