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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배둘레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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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포인트 낮춘 새 몸과 만나려니 어쩔 수가 없구나
요즘 사우나에 가보면 아랫배가 볼록 나와 있는 사람이 많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이는 사람도 막상 ‘적나라’해지면 숨겨진 아랫배가 드러난다. 올챙이형 체형을 가진 이른바 ‘배둘레햄족’이다. 이런 복부비만은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 건강을 생각해 빼고 싶지만 식사량을 크게 줄이고 미친 듯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겁부터 난다.하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비만클리닉을 만든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은 즐겁게 먹으면서도 뱃살 빼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다이어트의 개념을 ‘건강해지기 위해 살을 뺀다’에서 ‘건강해져야 살이 빠진다’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 몸은 스스로 체중을 조절하는 시스템이 있지만 잘못된 식생활습관 등으로 그 시스템이 망가져 몸이 인식하는 적정 체중이 높아져 있다”며 “적게 먹고 운동을 해서 살을 빼도 우리 몸은 높아진 체중으로 돌아가려고 하기 때문에 금세 살이 다시 찐다”고 다이어트 실패의 원인을 든다.
박 원장은 체중조절 시스템을 정상화시키고 우리 몸이 ‘내 체중’으로 정해놓고 고정시켜 놓은 ‘세트포인트’를 낮추면 비만 탈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다이어트법은 살빼기라기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익히는 것에 가깝다.
특히 배둘레햄을 빼려면 적어도 12주 이상은 노력해야 한다. 그동안 술은 끊는 게 좋다. 불가피한 경우라면 일주일에 맥주 3잔, 소주 2잔 이내로 줄여야 한다.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뱃살은 운동 없이 빠지지 않는다. 두 가지를 지키기 힘들다면 시간낭비다. 다음은 박 원장이 제시하는 배둘레햄 탈출법이다.
글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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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만에 12㎏을 줄인 박 원장의 전(왼쪽)과 후. 사진 박용우 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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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클리닉 박용우 원장의 뱃살빼기
외식 때면 나물 양껏 고기 조금 주머니엔 견과류를
박용우(46) 리셋클리닉 원장도 한때 비만이었다. 키 174㎝에 체중 74㎏. 식사 뒤에는 허리 34인치 바지의 단추를 끌러야 숨을 편히 쉴 수 있었다. 비만환자들에게 오늘 당장 운동을 시작하라고 단호히 말하곤 했지만 막상 자신은 운동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1년 뉴욕 컬럼비아의대 부속 비만연구소에서 연수를 할 때 찾아왔다. 대학원에서 12주간 유산소 운동을 할 지원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고 “연구 대상자로 참여하면 강제로라도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 박 원장은 매일 러닝머신을 이용해 달리기와 조깅을 했다. 식습관도 바꿨다. 먼저 식사량을 여느 때의 반으로 줄였다. 밥은 무조건 반을 덜어내고 먹었다. 배가 고프면 먼저 물이나 녹차를 한두 잔 마셨다. 그래도 배가 고프면 먹었다. 처음에 하루 5~6회 음식을 먹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루 네 끼(아침, 점심, 간식, 저녁)로 일정해졌다.
음식은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었다. 한 끼는 아예 샐러드로 때웠다. 대신 단백질 보충을 위해 닭가슴살, 삶은 계란 흰자위, 참치 등을 채소와 함께 섞었고,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올리브로 드레싱을 만들었다. 외식 때는 비빔밥이나 회덮밥을 주로 먹었다. 저녁에 고깃집이나 횟집에 가게 되면 오이나 무채로 배를 채운 뒤 상추나 깻잎 두 장에 고기를 싸서 먹었다. 대신 나물반찬은 양껏 먹었다. 점심과 저녁 사이에 허기를 느끼면 블랙커피 한 잔이나 과일을 먹었다. 지방도 먹었다. 몸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지방을 섭취했다. 주머니에 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갖고 다니며 간식으로 먹었다. 처음 일주일 만에 몸무게가 2㎏ 빠졌다. 하지만 3주째가 되어도 그 이상은 줄지 않았다. 술을 끊자 다시 체중계 눈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루에 평균 0.23㎏씩 빠졌다.
그렇게 12주가 지났다. 결과는 대성공. 허리둘레는 30인치로 줄었고 몸무게는 12㎏이 빠져 62㎏이 됐다. 주위에서는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했다.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익히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먼저 몸이 건강해집니다. 날씬한 몸매는 저절로 따라오지요. 자신을 사랑한다면 지금부터라도 뱃살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시작해 보세요.”
권복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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