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교복사진 공모전 심사평, 이 활기와 재치 잃지 말기를…
교복 사진은 학창시절 딱 한 번의 추억을 선사한다. 모두의 앨범에 한 장씩 ‘그날’들을 넣는다.이번 공모전의 심사 기준도 패션 사진처럼 화려하거나 예쁘기만 한 교복 사진이 아니라 교복 안의 십대 청춘이 뿜어내는 발랄한 기운, 그 생기를 앨범 속에 간직하고 싶은 한순간에 초점을 맞췄다.
경주 선덕여자중학교 최효진(15)양은 ‘가을이다’, ‘나의 예쁜 포즈’, ‘셀카의 즐거움’ 등 제목도 색색깔인 개성 있는 사진들을 보내왔다. 10월 말 경주 안압지로 간 학교 소풍에서 가을을 배경 천처럼 프레임에 잘 넣어 친구들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다른 사람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뚝박기 놀이에 몰입하는 친구들을 향해 셔터도 눌렀다.
그런가 하면 “시간이 남아 놀이터에 잠깐 놀러” 갔다가 “아이들을 보고 나도 동심에 빠져 보자”란 생각으로 사진을 찍은 세화고등학교 김준규(16)·유호상(16)군은 사진반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다.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심교복간지’ 사진은 딱딱한 교복도 역동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천 삼산고등학교 정희진(18)양은 사복을 입은 친구만 팔 벌려 벽에 붙인 발랄한 유머를 연출했고, 진성고등학교 오유진(18)양은 마치 패션모델처럼 ‘포스 작렬’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도서관에서 친구들을 ‘부려먹으며’ 만든 인천 원당고등학교 이정훈(18)군의 사진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난다. 그림자 사이로 교복과 친구를 넣어 수줍은 풍경을 만든 정송이(17·순천 팔마고등학교)양의 사진이나 거울 안에 자신과 동생들을 가둬버린 고희숙(17·담양고등학교)양의 사진도 재치가 넘친다.
엄마의 앨범에 있을 법한 추억의 단체사진(예산여자고등학교 전서영·16)과 쑥스러움이 배어나는 얼굴 옆으로 창문을 날개처럼 단 윤수민(18·성남서고등학교)군의 사진은 어른들을 추억의 세계로 인도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 사진 1 최효진(경주 선덕여중)
△ 사진 2 김준규, 유호상(세화고)
△ 사진 3 정희진(삼산고)
△ 사진 4 오유진(진성고)
△ 사진 5 이정훈(원당고)
△ 사진 6 정송이(팔마고)
△ 사진 7 고희숙(담양고)
△ 사진 8 전서영(예산여고)
△ 사진 9 윤수민(성남서고)
△ 사진 10최봉금(한국전통예고)
△ 사진 11 손서연(한국외대외고)
△ 사진 12 박명구(고양예고)
△ 사진 13 서정화(수리고)
△ 사진 14 김다진(진평중)
△ 사진 15 김라일(교문중)
△ 사진 16 문태웅(동명고)
△ 사진 17 이윤경(백석고)
|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