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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26 18:41 수정 : 2008.11.28 15:34

<용쟁호투>의 한 장면.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10대에서 40대까지 세대별로 말하는 ‘이소룡과 나’

이소룡이 숨진 지 35년이 지났다. 그러나 이소룡은 여전히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다. 네이버 카페 ‘이소룡월드’(cafe.naver.com/lxl.cafe)의 10~40대 회원한테서 ‘내게 이소룡은 무엇인가’를 들어봤다.

⊙ 10대 : 초등학교 입학하던 1998년 2월 내 생일날, 아버지는 선물로 비디오 하나를 주셨다. 그것을 재생하던 순간, 나는 최근 10년 동안 사부이자 ‘솔메이트’인 이소룡을 처음 만났다. 첫 만남에서부터 그를 존경하게 됐다. 그 뒤 한 달에 한 편씩 이소룡의 영화를 습득해 나갔다. 유작인 <사망유희>를 먼저 보긴 했으나, 순서는 중요치 않았다. 그의 영화를 보면서 난생처음 티브이 화면이 사람의 동작을 담아내기에 부족한 공간임을 깨달았다.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는 절도 있게 힘이 실려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순응하는 액션을 펼쳤다. 제아무리 성룡·견자단·이연걸이 날고 뛰어도 이소룡의 액션을 채울 수는 없었다. 그리고 철학. 이소룡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홍콩에서 보낸 유년기 때 영춘권에 심취하며 무술의 의미를 되새겼고 커서는 부상으로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무술의 근본을 탐구했다. 무술은 육체와 정신의 조화다. 이소룡은 말만 하는 철학자가 아니라 실천가였다. 세월이 흘러 이소룡을 만난 지 10년이 되어간다. 내 8살 생일을 축하해 준 이소룡. 그리고 지금까지 나의 사부이자 솔메이트가 되어 준 이소룡. 이제 내가 그의 생일(11월27일)을 축하해 주련다. 해피 버스데이, 브루스 리!/이형준(17·남)·고등학생·닉네임 맘마형준.

⊙ 20대 : ‘비 워터, 마이 프렌드’(Be Water, my friend). 제 휴대전화 대기화면에 있는 글입니다. 이소룡이 생전에 했던 인터뷰 중 유명한 말이었습니다. 이 한마디에 그의 무술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브루스 리가 죽음의 문턱을 넘기 전까지 애쓰셨을 불멸의 무술 ‘절권도’와 영화 속에 나타내려고 하셨던 깊은 철학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고3 때 그의 참모습을 본 뒤 브루스 리는 제 인생에서 불멸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훗날 제게 죽음이 온다면 저는 가장 먼저 브루스 리를 찾아갈 것입니다./김지은(20·여)·대학생·닉네임 adora.

⊙ 30대 : 처음엔 영화 속 재빠른 무술 실력을 보고 감탄했고 깊은 철학에 또다시 감탄했으며 이소룡은 나를 사로잡은 유일한 남자가 됐다. 단지 배우가 아닌 그 이상이었기에 꾸준히 나 같은 팬이 생겨나는 게 아닐까? 이소룡 때문에 처음으로 운동을 하며 그의 완벽한 몸매를 따라가 보려고 했고, 이젠 나름 잔근육을 자랑한다. 누구보다 목표를 위해 살았던 이소룡은 결국 목표를 성취해낸 멋진 남자다. 이소룡은 내게 영웅이며 필요할 때 용기를 북돋아주고 열정도 나눠준다. 끝까지 적극적이던 그의 삶의 자세를 조금이라도 본받아 어떤 일이든 100% 노력하는 자세로 살고 싶다./박상선(30·남)·보험설계사·닉네임 드래곤.

⊙ 40대 : 우리나라에 처음 개봉한 <정무문>을 보고 강렬한 카리스마에 매료되어 팬이 된 뒤 하루도 그를 잊지 않고 살아왔다. 부모가 왜 좋으냐 묻는 것이 우문이듯, 이소룡은 이제 나에게 부모와 같은 존재인지 모르겠다. 영화 속 이소룡은 언제나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의 눈빛은 살아 있었으며 팬들의 가슴속에도, 나의 가슴속에서도 그는 살아 있었다. 죽어서도 살아 있는 사람 이소룡. ‘평화와 정의’라는 희망의 상징으로 이소룡과 상관없는 어떤 나라에선 이소룡 동상을 세우는 현상도 일어난다. 어떤 이는 이소룡의 끝 모를 자신감에 경외감마저 느낀다 했다. 이소룡은 생전에 언제나 자신감이 넘쳤으며, 주변인들은 그에게서 기(氣)를 받듯 에너지를 느꼈다 한다. 나에게도 이소룡은 끝없이 배워야 할 스승이며 살아가는 에너지이다. 언제나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선사하는 영웅이 있다는 것은 영원한 행복이다./신춘성(45·남)·디자이너·‘이소룡월드’ 카페지기·닉네임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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