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경 vs 최진상
|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드라마에는 누가 뭐래도 ‘조연’임이 분명한 평면적 캐릭터가 있다. 주인공과의 관계는 친구나 후배. 실력은 주인공에 비해 부족하며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지만, 성격은 털털하고 분위기 띄우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그런데 <그들이 사는 세상>(그사세)에는 조연인데 웬만한 주연 못지않은 입체감을 가진 조연이 있다. 조연출 양수경(최다니엘)이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한 <종합병원 2>에는 아무리 봐도 조연 캐릭터인 주연이 있다. 레지던트 1년차 최진상(차태현)이다. ‘생각대로 송’의 훈남 회사원 최다니엘이 <그사세>에서 이렇게까지 ‘미쳐서’ 나타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단순하게 생각나는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극단적인 ‘생각대로’ 캐릭터인 양수경은 최다니엘을 만나 화가 나면 말을 더듬고 짜증이 나면 머리를 마구 흔드는, 오랜만에 만나는 살아 있는 조연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차태현은 지금 최다니엘이 그렇듯 <해바라기>를 비롯한 예전 드라마에서 ‘남다른’ 조연이었다. 뻔한 조연이 아닌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그런 조연이었다. 그런데 <종합병원 2>의 최진상은 <해바라기> 허재봉이 아주 조금 더 성장한 모습, 딱 그만큼이다. 차태현만의 연기가 갖는 미덕은 ‘친근함’인데 <종합병원 2>에서는 그 친근함이 전형적으로, 딱 조연의 몫으로 느껴진다. 그나저나 <그사세>에서 정말 미친 척하고 미친 양언니 양수경과 주준영(송혜교)의 러브라인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해서 정지오(현빈)과의 삼각관계, 아니 현빈 빼고 손규호와의 저돌적 삼각관계로 가면…, 그건 사이코드라마, 아니 심리치료가 절실하게 필요한 드라마가 되겠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