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쏙]
수업은 아침 7시30분에 시작한다. 허기는 수업 중간 죽과 김밥으로 달랜다. 그래도 국회의원 회관 104호 세미나실은 열기로 가득하다. 여의도는 ‘열공’ 중이다. 국회의원들이라고 전문화된 현안 따라잡기가 녹록지는 않을 터. ‘알아야 다룰 수 있다’는 절실함은 각종 비공식 공부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공부모임은 초선 의원 12명으로 이뤄진 민본21이다. 민본21은 △고소득층 감세 반대 △종부세 과세기준 완화 반대 등 당론과는 다른 주장을 펴 주목받았다.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국가 경쟁력과 사회적 안전망을 동시에 챙기면서 소신껏 활동하자는 게 모임 목표”라고 했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아침 정책, 현안에 대해 토론한다. 친이(정태근, 권택기), 친박(김선동, 현기환)의 핵심들이 한데 모여 같은 소리를 내는 점이 이채롭다. 친이 의원들의 공부모임으론 아레테가 있다. 탁월함이란 뜻의 그리스어인 아레테는 정두언·이춘식·조해진 의원 등 친이 직계인 안국포럼 멤버 12명이 회원이다. 인문학 공부에 주력하는 게 특징이다. 여의포럼은 친박 의원들의 공부모임이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친박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무성·유기준 의원 등 12명이 “복당 때까지 공부하자”며 만든 이 모임은 이후 서병수 이혜훈·현기환 의원 등이 가입해 23명으로 회원이 늘어났다. 뒤풀이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너덧 차례 들렀다. 민주당에선 김부겸·강봉균·송민순 의원 등 20여명이 격주 화요일 조찬모임을 겸해 열공한다. 탈계파와 개방성을 지향한다는 차원에서 모임 이름도 따로 만들지 않았다. 10월 중순부터 알음알음으로 시작된 이 모임에서는 금융위기 극복과제, 미국 대선 이후의 한국 외교 등 주로 현안 위주의 공부가 이뤄지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여당이 야당에 비해 훨씬 활발하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공부모임이 친이, 친박 등 계파 결속을 위한 모임의 성격도 띠는 현실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과거 경험을 보면 이런 공부모임은 정치의 계절이 오면 유력 대선후보의 자장에 빨려들어가곤 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거짓발언이 무죄라고?…대선폭로전 ‘판결이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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