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2.01 18:27
수정 : 2008.12.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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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리터 하우스가 되려면 열이 새나가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기존 스티로폼보다 단열성능이 뛰어난 네오폴 소재를 쓰고, 창호를 3중 유리로 하는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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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의 녹색살이 /
‘3리터 카’라는 말이 있다. 연료 3ℓ로 100㎞를 달릴 수 있는 고연비 자동차를 가리킨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루포’라는 3리터 카를 상용화해 히트한 바 있다. 최근엔 ‘리터 카’ 개발이 한창이다. 연료 1ℓ로 100㎞를 가는 초저연비이니, 그야말로 기름 냄새만 맡고도 달리는 자동차다.
‘3리터 하우스’란 말도 있다. 연간 냉난방연료 사용량이 ㎡당 3ℓ에 미치지 않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 주택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이 ㎡당 16ℓ이니, 80% 이상을 절감하는 셈이다. 이런 모델하우스를 만든 한 민간회사의 계산으로는, 106㎡ 아파트의 연간 난방비가 30만원 미만으로 보통 아파트의 6~7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3리터 하우스가 되려면 열이 새나가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기존 스티로폼보다 단열성능이 뛰어난 네오폴 소재를 쓰고, 창호를 3중 유리로 하는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사진)
대림산업이 대전의 3리터 공동주택에 적용한 기술에는 외부 벽체 단열, 3중 유리, 고기밀 창호, 폐열 회수장치, 옥상녹화, 소형 태양광과 풍력발전 시스템 등이 있다. 이곳은 영하 4도로 떨어지지 않는 한 난방이 필요 없다.
기후변화와 경기침체 상황을 볼 때 3리터 하우스나 패시브 하우스가 우리의 선택이겠지만, 신규 아파트라도 그런 곳은 아직 없다. 건축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또 두꺼운 단열을 위해 벽체가 두꺼워져 106㎡(32평) 아파트의 실내면적이 5㎡나 줄어든다. 영국은 2016년부터 새로 짓는 모든 주택은 탄소 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그렇더라도 기존주택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하는 길은 많다. 무엇보다 주택에서 열을 훔쳐가는 원흉은 창문이다. 전체 열손실의 40%가 창에서 발생한다. 창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찬바람이 새어들 공간은 의외로 많다. 베란다가 단일유리로 된 창이라면, 스티로폼 단열파이프 몇천원어치를 구입해 창틀의 빈틈을 막는 것만으로도 실내기온이 현저하게 오르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창이나 문에 문풍지를 붙이는 것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고도 춥다면 난방설정온도를 높이기 전에 내복을 입거나 털모자를 써 보자.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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