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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03 17:17 수정 : 2008.12.03 17:17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매거진 esc] 이다혜의 한 줄로 한 권 읽기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조진국 지음, 해냄 펴냄

“내가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만 콕 집어서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라면, 많이 믿음이 간다. 근데 … 넌 혹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지.”

예쁜 여자에게 예쁘다고 백번 말해봐야 크게 감동받지 않는다. 그녀가 귀가 닳도록 듣는 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말이 “예쁘(긴 하)다”라는 뜻일 때도 있음을 아는 여자라면 기뻐하기보다 시큰둥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어떻게 하면 예쁜 여자를 진짜 감동시킬 수 있을까? 똑똑하다, 지적이다, 영리하다 같은 말이 효과가 좋다. 그 반대로 똑똑하고 지적이고 영리한 여자에게는 어떻게 작업하면 좋을까. 어차피 입에 발린 말 하는 김에 예쁘다, 섹시하다고 말하라. 드라마 <소울메이트>의 작가였던 조진국의 새 책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그런 복잡한 여자의 심리를 예리하게 짚어낸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내가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 단점임을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 이성의 속삭임에 귀멀고 눈머는 게 연애의 속성이다. 맏언니 스타일, 큰이모 스타일의 여자 선배나 연상녀에게 술자리에서 “알고 보면 여리고 소녀 같은 데가 있다”고 말해 보라. 만년 소녀 같고 막내딸 같은 여자에게는 “속 깊고 어른스럽다”고 말해 보라. 가장 그 사람답지 않은 면을 짚어 이야기하라. 남자에게는 비슷하지만 다른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 말보다 행동이 효과적인데, 어리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는 존중하는 태도를, 나이 들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인간적’ 친밀함이나 때로 막 굴리는 태도를 보이면 잘 먹힌다. 물론, 어디까지나 당신이 예쁜 여자라면 효과는 배가 되고 그렇지 않다면 그저 주먹을 부를 뿐이다만.

백발백중의 효과를 갖는 역발상 칭찬법을 써먹는 상대를 만났다면 의심하지 말고 그냥 즐겨라. 그는 (1)선수거나 (2)당신에게 홀딱 반해 사리분별 못하는 상태거나 둘 중 하나인데, 복잡하게 머리 굴리지 말고 넘어가 줘라. 선수면 어떻고 바보면 어떤가. 내 사람인데. (비고: 이 글은 8년 연속 싱글로 크리스마스를 날 위기에 처한 위기의 독신녀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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