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2.03 20:34
수정 : 2008.12.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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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에서 등장하는 사막여우. 최근 들어선 이야기가 담긴 동물들이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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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포효하는 사자에서 귀여운 미어캣까지 인기 동물 변천사
동물 스타들도 시대별로 달라진다. 큰 동물에서 작은 동물로, 잘 알려진 동물에서 희귀한 동물로, 아이콘화된 동물에서 이야기가 담긴 동물로 이동하는 추세다.
전통적인 인기 동물은 대형 포유류다. 사자·호랑이 등 맹수와 코끼리·기린 등 대형 초식동물이 왕년의 스타들이다. 한국 야생에서 쉽게 볼 수 없지만, 만화나 동화에서 아이콘화돼 있는 전형적인 동물이다. 이를테면 담배 피우는 원숭이, 종이 먹는 염소, 포효하는 사자, 코로 물을 뿌리는 코끼리가 1980년대까지 동물원에서 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동물 스타는 마케팅에 의해 좌우되기 시작한다. 동물원은 사자·호랑이 등 전형적인 동물 대신 희귀 동물 도입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동물을 개체별로 홍보함으로써 관람객들은 ‘서울대공원 코끼리’가 아닌 ‘서울대공원 코끼리 사쿠라’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텔레비전 동물 프로그램도 이런 흐름에 일조했다. 기존 동물 프로그램의 대표 격인 <동물의 왕국>이 야생 상태의 동물을 관찰자적 시선으로 다뤘다면, 2001년 첫 전파를 탄 에스비에스의
은 동물과 인간의 교감을 내세우면서 ‘동물 스타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조련사와 우정을 쌓는 바다사자 등 해양 포유류나 우정·사랑·경쟁을 벌이는 사파리의 호랑이·사자 이야기 등은 2000년대 동물 프로그램이 자주 다루는 소재였고, 화면에 비친 동물들은 이내 이름을 불리는 스타로 성장했다.
선호 동물도 변했다. 권수완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힘과 공포의 상징보다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거나 만질 수 있는 작고 온순한 동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왕자>에서 “난 너와 놀 수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단 말이야”라고 말하는 사막여우나 프레리독, 코아티, 황금원숭이(이상 에버랜드), 미어캣, 삼색다람쥐(이상 서울대공원) 등이 이런 동물들이다.
글 남종영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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