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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대관령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대관령에서 눈길을 걸어 나오는 선자령.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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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대한민국 끌리는 여행 ⑩ - 연말연시 추천 패키지
짧은 휴가, 가벼운 주머니로 떠나보자, 일상 탈출 격려하는 국내 여행 상품들
연극이 막과 막으로 이어지듯 인생은 해와 해로 이어진다. 연극의 막간 시간처럼 인생에서 연말연시는 잠깐 esc 버튼을 누르는 시간이다. 여행은 보통 ‘일상 탈출’로 묘사되는데, 가장 그 의미가 잘 사는 때가 요즈음이 아닌가 싶다. 새해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 일상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와 보자.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전통적인 신년의식부터 겨울 느낌을 살린 여정까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끌리는 연말패키지’를 골랐다.
◎ 색다른 해맞이 | 전통적인 일출 명소는 정동진, 추암 촛대바위, 감포 앞바다, 호미곶 동해에 산재했다. 새해 첫날 햇빛이 먼저 당도하는 지리적 위치와 툭 터진 시야 때문이다. 남해의 여수 향일암은 듬성듬성 솟은 다도해 섬 사이의 해돋이가, 서해의 왜목마을은 서해에서 보는 해돋이라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하지만 유명한 해돋이 명소일수록 준비 없이 가면, 인파에 치이다 돌아오기 일쑤다. 될 수 있으면 주제를 잡고 해 맞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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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도 잘 알려진 눈꽃 산행지다. 정선5일장과 묶은 일정이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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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toursketch.co.kr)의 ‘천년고도 경주 해맞이’는 자녀와 함께 가는 신년 교육여행으로 맞춤하다. 천마총, 첨성대, 석굴암, 국립경주박물관 등 역사문화 유적과 밀레니엄 테마파크 그리고 문무왕 수중릉이 있는 감포 해변의 해돋이를 묶었다. 1박2일. 어른 13만5천원. (02)701-2506. 롯데관광(lottetour.com)은 새해를 맞은 뒤 강원도를 횡단해 돌아오는 경로를 잡았다. 해돋이는 동해 추암해변에서 기다린다. 이후 순백으로 가득 찬 대관령 양떼목장과 춘천 남이섬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 무박2일 코스다. 어른 5만9천원. 1577-3700. ◎ 겨울기차 여행 | 꼭 해돋이를 봐야 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연말연시 판박이 같은 여행 방식을 무시해보자. 하나투어인터내셔널(hanatour.com)의 ‘아리랑 고개 넘어 정선·태백 강원도 아리랑’은 겨울 기차를 타고 하얀 눈 덮인 강원도를 헤집는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어우러져 매력적이다. 첫날은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증산역에서 내려 정선5일장(2·7·12·17·22·27일)을 구경한다. 정선장은 산나물과 약초 등 지역 특산물 외에 곤드레밥, 콧등치기, 황기 백숙 등 향토 먹을거리가 많다. 이어 스님과 첼리스트가 부부의 연을 맺고 만든 된장마을 ‘메주와 첼리스트’를 방문하고 아우라지 강변을 걷는다. 이튿날은 적설량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태백산에 올랐다가 한우 직거래 매장인 ‘태백 하늘소’에서 한우를 먹고 돌아온다. 어른 15만9천원. (02)398-6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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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우라지강. 산골의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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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5천만년 전, 쥐라기 시대에 바다 속에 있다가 지각 변동으로 솟은 아들바위가 있는 강원 소돌해안. 노부부가 백일기도 뒤 아들을 낳았다는 전설이 있어 신혼부부가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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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평야의 두루미. 오리나 기러기류와 달리 몸집이 커서 관찰하기 쉽다.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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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축제를 벌이는 에버랜드. 온천과 묶으면 삼대가 만족하는 여행이 된다. 에버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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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1초 전쟁 2009년 가장 먼저 해 뜨는 곳은 울주 간절곶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어디일까? 가장 동쪽에 있는 곳?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한반도 내륙의 최동단은 포항시 호미곶이다. 동경 129도34분3초(호미곶 광장 기준). 하지만 호미곶에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건 아니다. 올해 1월1일 첫 해는 호미곶에 앞서 울산시 울주군의 간절곶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간절곶의 경도는 동경 129도21분46초. 호미곶보다 서쪽에 있다. 간절곶에 먼저 해가 뜨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도상으로 호미곶이 간절곶보다 더 동쪽이지만,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 있기 때문에 1월 초 즈음에는 간절곶이 호미곶보다 더 먼저 햇빛을 받는다. 해 뜨는 시각이 계절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호미곶은 2000년 1월1일 대대적인 해맞이 축제가 열렸던 곳이다. 새천년 첫 해를 향해 선 이 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상생의 손’은 이미 여행자들에게 각인되며 호미곶은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울주군은 곧 반격에 나섰다. 연중 일출 시각은 호미곶이 앞서지만, 새해 일출 시각은 간절곶이 빠르다는 것. 울주군은 “새천년 첫날 오전 7시31분26초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수평선에서 찬란한 태양을 맞았다”며 ‘역사 바로잡기’와 함께 간절곶을 관광명소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울산 동구가 대왕암을 내세우며 해돋이 싸움에 끼어들었다. 2000년 이후 대왕암의 2002·2005년 1월1일 해돋이 시각이 간절곶과 같았다는 것. 그리고 한국천문연구원의 자료를 분석해, 매년 12월 말과 1월 초를 빼곤 대왕암이 간절곶보다 해돋이가 이르다고 주장했다. 어디서 해를 맞건 새해가 달리 오겠는가만, 여행지도 지자체의 마케팅이나 유행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보여준다. 돌이켜 보면 해돋이 명소는 시대에 따라 변했다. 1980년대엔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등 동해의 전통적인 관광지로 몰렸다가 1990년대에는 드라마 <모래시계>의 후광으로 기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향했다. 그리고 새천년을 맞아 호미곶이 뜨고 간절곶이 뒤쫓고 있는 중이다. 2009년 첫날 처음 해가 뜨는 곳은 간절곶이다. 오전 7시31분30초. 그리고 1초 뒤에 대왕암에서 뜬다. 호미곶은 7시32분에야 뜰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도 동쪽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울릉도로 건너가길. 성인봉 정상과 내수전 전망대의 해돋이도 좋다. 독도야말로 가장 동단이지만, 애석하게도 새해 해돋이 관광객을 위한 선박 운항 계획은 없다. 남종영 기자 [한겨레 주요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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