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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릴 때 몸 담그고 싶어진다. 덕구온천호텔 스파월드 노천탕은 한겨울 설경을 감상하며 노천욕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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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울창한 숲과 뜨거운 온천수, 깨끗한 바다를 한번에 즐기는 경북 울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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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길 숲길이 함께하는 덕구계곡. 용소폭포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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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은 멀다. 산 높고 골 깊은 경북 하고도 동해안이다. 고속도로도 타고 국도도 달려야 한다. 멀고 멀어서, 감동은 더 진하게 다가온다. 겨울에 더 빛나는 초록 숲과 뜨거운 온천수, 짙푸르고 깨끗한 바다가 기다린다. 수질 좋은 온천이 두 곳 있고, 각 온천은 깊은 산속으로 이어진 멋진 숲길을 거느렸다. 온천에 이르는 길은 바닷가로 이어진다. 자녀 동반 가족여행지로 좋고, 애인 옆에 태우고 떠나는 장거리 드라이브 코스로 괜찮다. 가볍게 산행을 즐긴 뒤 온천물에 피로를 풀고, 달아오른 몸을 바닷바람에 식히는 여정이다. ⊙ 백암폭포-백암온천 백암산은 울진군과 영양군 사이에 솟은 높이 1004m의 산이다. 정상 주위는 바윗자락과 급사면이지만, 백암온천 쪽 중산간 기슭은 소나무들이 빽빽한 완만한 오솔길이어서 부담 없는 산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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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거세지자 갈매기들도 날개를 접었다. 후포~직산리 해안도로변 모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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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폭포 골짜기가 가까워지면 바위 무리가 자주 보인다. 흰 밧줄을 따라 바윗길을 오르면 이른바 백암폭포가 나타난다. 말이 폭포지 물이 말라 수량은 아주 적다. 가로로 겹겹이 층을 이룬 거대한 바위절벽(높이 40m)에 가는 물줄기들이 간신히 걸려 있다. 폭포 밑 소는 물이 말랐고, 바로 윗단 폭포 밑에 고인 물엔 낙엽이 두툼하게 덮였다. 물은 적어도 소리는 청량하기 이를 데 없다. 산행객들이 쌓은 작은 돌탑들 사이로, 물소리에 섞여 불어오는 바람소리 새소리가 발길을 오래 붙잡는다. 폭포 앞에서 가파른 산길을 1시간40여분 타면 ‘흰바위’를 거쳐 정상에 이른다. 백암산이란 이름은, 햇빛을 받으면 희게 빛난다는 ‘흰바위’에서 비롯했다. 정상 북서쪽 자락엔 신선계곡(선시골)이 선구리 쪽으로 펼쳐진다. 백암산 산불감시요원 한용웅(65)씨는 “신선계곡은 훼손되지 않은 깊은 골짜기”라며 “정상에서 신선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해 다니는 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백암온천은 신라시대 한 스님이 이곳에서 솟는 물로 환자들을 씻겨 치료했던 데서 시작됐다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수온이 섭씨 50도에 이르는 유황온천이다. 관절염, 외상 후유증,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 덕구계곡-덕구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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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 바닷가. 오징어를 말릴 땐 자주 손으로 훑어 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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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온천 한화리조트의 온천체험학습장. 백암온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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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소원을 빌며 쌓았을 작은 돌탑 뒤로 물 마른 백암폭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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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바윗자락엔 노천탕의 흔적이 매일 아침 7시(12~2월, 봄~가을엔 매일 아침 6시30분) 덕구온천호텔 로비에 모이면, 누구나 해설가의 안내로 진행하는 덕구계곡 원탕 아침산행에 참가할 수 있다.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 온천이다. 섭씨 42.6도의 온천수가 매일 4000t씩 뿜어져 나온다. 중탄산나트륨·칼슘·마그네슘을 많이 함유한 약알칼리성 온천으로, 신경통·관절염·피부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다. 600년 전 사냥꾼이 상처 입은 멧돼지를 쫓던 중, 계곡 물에 몸을 씻은 멧돼지가 활기를 찾고 달아나는 것을 보고 살펴본 끝에 자연용출 온천을 발견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울진/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울진 여행쪽지 퉁수맑은탕, 가자미회국수 ◎ 울진 가는길 |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 타고 대관령 넘어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로 우회전해 동해에서 나가 7번 국도 타고 삼척 거쳐 울진으로 내려간다. 4시간30분 걸림. 또는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안동 쪽으로 우회전, 중앙고속도로 타고 가다 풍기나들목에서 나와 좌회전해 5번 국도로 영주까지 간 뒤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봉화 거쳐 불영계곡을 따라 울진까지 간다. 4시간20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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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회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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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볼거리들 관동팔경 올라가 시 한 수 읊어볼까 울진 여행길엔 계곡과 숲과 바다를 한 코스로 꿰어 감상할 수 있다. 길가에 자리잡은 볼거리도 수두룩하다. ◎ 불영계곡·금강송숲 | 영주~봉화~울진으로 이어진 36번 국도를 타면 찻길 옆으로 이어진 불영계곡과 함께한다. 장쾌하게 굽이쳐 내리는 바위골짜기가 길 옆이나 전망정자에서 내려다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통고산 휴양림 부근에서 대광천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소광리 금강소나무숲’도 만날 수 있다. 불영계곡엔 신라 때 의상 대사가 창건한 절 불영사도 있다. 울진읍에서 차로 25분 거리에 있다. ◎ 민물고기전시관·성류굴 | 36번 국도 울진읍 못미처엔 민물고기 생태체험관이 있어 자녀와 함께 들를 만하다. 토종 물고기들을 관찰하면서 각종 어류의 생태를 배우는 학습관이다. 근남면 구산리엔 2억5천만년 전의 신비를 간직한 석회동굴 성류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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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송정은 주변에 매우 아름다운 소나무숲을 거느리고 있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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