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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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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쏙] 클릭 이사람 ‘이명박의 졸개’ 발언 이종걸 의원
예원중학교 피아노과 1기 졸업생인 이종걸(사진) 민주당 의원은 얼마 전까지도 쇼팽의 ‘왈츠’를 칠 줄 아는 ‘부드러운 의원’으로 통했다. 국외 출장 중에도 지역구민들에게 엽서를 써 보내는 ‘감성 정치’는 그를 3선 중진의원으로 만든 힘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목소리에 요즘 날카로운 ‘스타카토’가 찍히고 있다. 16·17대 국회에서 튀지 않는 ‘1도 화음’ 같던 목소리가 18대에서 두 옥타브나 높아진 것이다. 정부·여당뿐 아니라 당 지도부에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그의 파격적 변신을 두고, 당내에선 “점잖던 양반이 왜 저러지” 하는 반응이 적잖다.
그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병헌, 서갑원 의원과 함께 민주당의 ‘독수리 3형제’로 불리며 저격수 구실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인사를 질타하며 “이명박의 졸개들”이라고 표현해 상임위 파행을 불러오는가 하면, 대정부질문에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초등학교 5학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장관과 국정 대화를 하기 어렵다. 차관을 부르라”고 말해 여야 공방의 불을 붙이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야당답지 못하다”며 대립각을 세운다.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들로 구성된 ‘9인모임’의 일원이자, 야당 속의 야당을 표방한 ‘민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당내에선 그의 행보가 야당의 선명성을 이끄는 긍정적 구실을 한다는 시각이 있다. 한 당직자는 “처음엔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을 시켜주지 않은 당에 대한 섭섭함의 표출인가 생각했는데 주변에선 ‘속시원하게, 후련하게 말한다’는 반응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내 파열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난 2일 민주연대 출범식에서는 “민주당이 한나라당 독주에 견제는커녕 협조를 하며 밑을 대주고 있다”며 원색적 표현으로 당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발언을 두곤 민주연대 내부에서도 “너무 심했다”는 말들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성품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공격적이 되다 보니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평했다.
민주당에서 흔치 않은 수도권 3선 의원인 그가 정치인으로서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주행속도를 높이는 것 아니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그간 보고 배운 것이 있으니 나도 목소리를 낼 조건이 됐다고 생각은 한다”며 “정치인이라면 (지도자에 대한) 생각이 없을 수 없지만 그것보다는 당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사진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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