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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08 18:49 수정 : 2008.12.08 18:49

음식쓰레기로 만든 사료를 먹고 있는 경기도 양주시의 한 양계장 내부 모습.

[생활2.0]

조홍섭의 녹색살이 /

“쓰레기 먹인 닭이라고 퇴짜도 많이 맞았죠. 하지만 이제 유기농 달걀과 경쟁합니다. 값도 보통 달걀보다 20%는 더 받죠.”

지난 2일 경기도 양주시에서 양계장을 하는 김완수(㈜해원 대표)씨는 달걀을 깨뜨려 보여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주황색 노른자가 우뚝 서 있고 비린내도 나지 않았다.

비결은 음식쓰레기를 건조시킨 사료를 먹이는 것이다. 의정부와 양주시에서 수거한 음식쓰레기 70%에 옥수수, 차 가루, 달걀껍데기 등을 섞은 사료를 준다. 산란율도 80%로 일반 배합사료를 주는 양계장 못지않다.

사료값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뛰어올랐지만 김씨는 걱정이 없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을 겸하고 있어, 지자체로부터 처리비를 받고 ‘사료’를 받아온다. 김씨는 양돈도 시작할 계획이다.

음식쓰레기로 만든 사료를 수출하는 기업도 있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의 이써비스㈜는 서울·경기에서 하루 340t의 음식찌꺼기를 수거한 뒤 멸균, 염분과 이물질 제거 등의 공정을 거쳐 분말사료를 하루 34t 생산한다. 깔끔한 공장에선 멸치볶음 비슷한 냄새가 풍겼다. 이 회사 이범섭 회장은 “t당 10만원에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다”며 “곡물로 만든 사료보다 영양성분 면에서 낫다”고 말했다.

농산물 개방과 사료값 폭등의 농민들의 시름이 깊지만, 그동안 푸대접받던 음식쓰레기의 자원화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최근 전문가들과 전국의 음식쓰레기 처리·사용 업체를 조사한 결과 “과거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기술력과 규모의 급격한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사료값 절감은 가장 두드러진 효과였다. 돼지사육농가는 50~90%까지 사료값을 아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료를 가져가느라 농가가 줄서서 기다리는 곳도 많다. 처리하고 남은 폐액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거나 기름을 짜내 연료로 쓰는 등의 기술개발도 눈에 띄었다.

음식쓰레기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처리과정의 악취와 폐수, 염분이 너무 많은 사료와 퇴비를 생산하는 부실업체 등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의 시행착오 끝에 분리수거되는 음식물이 94%에 이르고 전국의 자원화 시설은 253곳에 이르게 됐다. 쓰레기는 이제 자원이 되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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