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2.17 18:25
수정 : 2008.12.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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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표 장작불 라면. 사진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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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농심과 함께 하는 라면 공모전 재밌는 라면 사진
30년 공무원 생활을 퇴직하고 시작한 아버님의 제2의 인생은 농사꾼의 삶입니다. 그런 아버지께서 농한기라 조금은 한가할 초겨울 아침부터 어머니를 도와 가마솥에 손두부를 하신다며 콩을 삶고 계십니다. 물론 그 콩은 올해 부모님이 땀 흘려 농사를 지어 거둔 것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마솥을 열어보니 콩이 제법 삶아진 걸로 보아 이른 아침부터 콩을 삶으신 거 같습니다. 이 아들은 곤히 잘 자고 있던 시간인데도 부모님은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뭐가 그리 바쁘시고 할 일이 많으신지 …. 조금은 쉬셔도 되실 텐데.
겨우 출근 시간이 되어 일어나서 부모님이 무엇 하나 기웃기웃하니 어머님께서 콩을 삶기 위해 피워 놓은 장작불에 커다란 냄비를 올리고 라면을 끓여 주시네요. 추운 날엔 뜨끈한 국물이 제일이라며 한 그릇 떠 주시는 어머님. 일주일에 몇 번씩 먹는 라면이지만 오늘 아침 라면 맛은 뭔가 색다르네요. 아버지께선 얼마 전 담근 총각무를 먹음직스럽게 한입 베어 무십니다. 역시 부모님이 직접 농사를 지으신 무입니다. 늘 가스레인지에 끓여 먹던 라면. 그리고 제대로 된 상 위에서 제대로 된 그릇에 담긴 김치와 먹는 라면. 오늘은 장작불에 끓여 쌀쌀한 초겨울 아침 야외에서 먹어보니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한 새로운 라면 맛이 느껴지네요. 올 한해도 무탈하고 건강하게 농사일을 마무리하며 부모님과 여유롭게 즐기는 아침이라 더 맛있는 거 같습니다. 감원이다 뭐다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 심란한 초겨울이지만, 오랜만에 느껴 보는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한 해도 수고 많으셨고요, 오랫동안 부모님과 건강하고 여유로운 아침, 행복한 아침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영/충북 제천시 왕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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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과 함께하는 라면사진 공모전을 오늘자를 끝으로 마무리합니다. 지금까지 공모전에 참여해주신 독자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새해 1월8일치부터 160년 전통의 독일 명품 소형가전 크룹스와 함께 커피 사연 공모전을 합니다. 많이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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