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nggeel@hani.co.kr
|
[뉴스 쏙]
스마트폰 앞세워 5위 소니에릭슨 턱밑 추격OEM 넘어 자기상표로…작년 순익 1조원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잇따라 성공신화를 쌓아가면서 글로벌 톱5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렇지만 언제나 바뀔 수 있는 순위를 흔드는 복병들의 추격도 만만찮다. 노키아-삼성-엘지-모토롤라-소니에릭슨의 5강 체제가 흔들릴 경우 탈락후보 1순위는? 최근 힘이 빠진 소니에릭슨이 꼽힌다. 그러면 그 자리를 치고 올라올 새 강자는 과연 누가 될까? 업계에서는 아이폰으로 단번에 세계적 휴대폰 업체로 떠오른 애플, 그리고 에이치티시(HTC)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애플이야 이미 아이팟과 아이튠스 등으로 유명하고, 휴대전화 분야에서도 ‘드러난 복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에이치티시는 아직까지는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업계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숨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전자강국 대만을 대표하는 새 아이티 간판이다. 한국의 효자 종목 휴대폰 업계에 잠재적 라이벌로 떠오를지 모르는 요주의 대상인 것이다. 세계 최강의 포털업체인 구글이 야심차게 내놓은 구글폰을 제조할 곳으로 고른 곳도 바로 에이치티시였다. 에이치티시는 지난 10월 구글폰 ‘G1’으로 세계시장에 본격 데뷔했다. 아직까지 삼성과 엘지는 에이치티시가 ‘휴대폰 업계의 식스맨’으로 언급되는 것을 무시하려는 분위기다. 아직은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엘지전자의 한 관계자는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3G 아이폰을 3분기에 700만여대 판매한 애플이 우리를 앞선다”며 “애플은 몰라도 대만의 에이치티시는 엘지의 경쟁상대라고 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모바일 기기 전문업체인 에이치티시는 하이테크컴퓨터(High Tech Computer)의 약자로, 1997년에 설립된 젊은 기업이다. 하지만 이 기업이 헤쳐나온 모습을 들여다보면, 그 존재감은 무시하기 힘들다. 설립 10년여 만에 지난해 매출액 4조원에 순이익 1조원을 내며 초고속 성장 중이다. 하청업체로 시작해 설립 11년 만에 세계적 정보통신 거대기업들이 각축하는 시장에서 유수의 기업들을 따돌리면서 이뤄낸 성과다.
|
HTC 연도별 실적 추이
|
에이치티시는 2년 전부터 주문생산 업체에서 ‘탈출’을 시작해 자체상표를 키우고 있다. 현재는 자사 상표와 통신사업자에 대한 공급 비중이 70%를 넘었다. 2010년에는 완전히 자기 브랜드로만 승부할 계획이다. 전세계 휴대폰 물량의 10% 이상을 생산하면서도 두드러진 브랜드가 없는 대만 휴대폰 업계의 과제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외국 휴대폰의 무덤인 국내에선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지만 실은 국내에서도 에이치티시의 터치듀얼폰이 지난 7월 에스케이텔레콤에서 선보였다. 무선랜 기능이 빠졌고 국내 취향과 다른 디자인이어서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주력폰인 ‘터치 다이아몬드폰’으로 제대로 붙어보겠다는 계획이다. 터치 다이아몬드폰은 무선랜, 지피에스, 4기가 메모리, 3.2메가픽셀 디카 기능을 갖춰 지난 5월 출시된 이후 세계적으로 300만대 넘게 팔린 히트작이다. 스마트폰에 강점이 있는 에이치티시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에스케이텔레콤의 전략적 선택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 보고서는 2013년 스마트폰이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이 해마다 50% 이상 성장할 것이며,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강자가 모바일 시장을 호령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