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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22 19:28 수정 : 2008.12.22 19:28

[생활 2.0]

최근 다리가 심하게 붓는다며 50살 된 환자 한 명이 진료실을 오랜만에 찾았다. 그는 당뇨를 앓고 있었는데, 평소에 음식 조절이나 운동은 하지도 않을뿐더러 약도 먹지 않아 혈당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 혈당 및 당뇨 합병증에 대한 검사 결과 이미 콩팥 기능이 심하게 나빠져 있었다. 불행한 일이지만 조만간 신장 투석도 해야 할 것 같고, 치료 약도 이것저것 더 많이 먹어야 할 것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가운데 흔히 성인병이라 이르는 생활습관병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약 먹기를 거부한다. 특히 젊은 층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거부하곤 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질병에 대한 교육이나 설득을 통해 약 복용을 받아들이지만 도중에 다시 그만두는 이들이 꽤 많다.

이들이 하는 말은 대부분 증상도 없는데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신이 아는 방법으로 관련 질병이 개선되도록 노력해 본 뒤 그래도 안 되면 그때 가서 약을 먹겠다는 것이다.

의사로서 말하자면 당뇨나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은 질병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시키면서 병의 경과를 지켜본 뒤 정해진 치료 지침에 따라 약물치료가 꼭 필요하면 권한다. 이런 생활습관병들을 아무런 관리도 하지 않고 방치하면 십수년 뒤 무서운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때 나타난 합병증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것이어서 개인의 고통은 물론 가족, 나아가 사회적인 희생까지 따른다.

당뇨나 고혈압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뇌졸중(풍), 신장 기능 이상, 심근경색, 실명 등이 한 개인에게 생긴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떤 의미에서 이런 합병증들은 사망선고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혼자서는 거의 생활이 불가능하며 주위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도 곤란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지금의 사회경제환경으로 보아 앞으로 우리 사회는 70대 이전에 쓰러지면 더 이상 가족이나 국가의 지원으로는 투병을 이어갈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관리 소홀의 대가치고는 너무나 불행한 결과다.

결론을 말하자면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을 방치하면 발생 시기가 조금씩 다른 점을 제외하고 이에 따르는 합병증은 반드시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관리만 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고, 설사 합병증이 생기더라도 진행을 늦춰 어느 정도 건강한 노후를 보장할 수 있다.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환자는 자신과 가족의 미래에 대해 먼저 심사숙고해 보기를 권한다. 막연한 거부감이 가져올 필연적 파국에 대해 생각한다면 그런 무모한 생각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김해룡/사당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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