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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여행, 컴포트 푸드, 빅3의 귀환… (※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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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여행에서 엔터테인먼트까지, 2009년에 꼭 알아야 할 esc 트렌드 열쇠말 100을 읽는다
| 요리 |
23 컴포트 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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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트 푸드. 김신 요리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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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은 사회 곳곳에 흔적을 남긴다. 2009년의 요리 문화도 예외는 될 수 없다. 올 상반기는 지난해 말보다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민들의 마음과 일상은 이런 현실에 팍팍해진다. 요리의 모양이나 기교보다 어린 시절 어머니·아버지가 만들어 준 음식 같은 컴포트 푸드가 주목받을 이유다. ‘편안한 음식’이라는 단어 뜻대로, 화려한 요리기법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음식을 널리 일컫는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요리를 즐기는 게 아니라, 마음의 위안과 여유를 함께 소비한다. 어머니의 식탁처럼 아담하고 푸근한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가진 컴포트 푸드 레스토랑이 요리계의 ‘화두’다.
24 현미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음식은 약이다’라는 신념을 신봉하는 소비자들이 계속 증가한다. 이들은 맛과 건강을 함께 추구한다. 현미는 왕겨만을 벗겨내고 정백하지 않은 쌀이다. 따라서 중요한 영양분이 살아있고 저장하기 더 쉽다. 대신 흰쌀에 비해 잘 익지 않으므로 밥짓기 전에 반나절 이상 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고 밥물도 흰 쌀밥을 지을 때보다 더 많이 넣어야 한다. 보통 현미 1에 대해 1.5의 비율로 물을 붓는다.
25 멀티 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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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퓨전.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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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최고급 식당은 대부분 특급호텔의 레스토랑이다. 특급호텔 레스토랑은 고전적인 코스 메뉴를 선호하는 등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다. 그러나 올해엔 퓨전요리 바람이 특급호텔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한식의 식재료로 양식을 만들거나 동서양의 조리법을 섞는 퓨전 요리가 주목받을 것 같다. ‘퓨전’을 넘어 ‘멀티 퓨전’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26 심플
한식의 세계화를 꿈꾸는 한식 요리사들은 2009년의 흐름으로 주저 없이 ‘단순함’을 꼽았다. 한식은 잔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맛과 재료가 다양하지만 일식이나 중식에 비하면 세계화가 덜 됐다. 고급 한식당의 경우 준비는 최대한 정성스럽고 꼼꼼히 하되 조리과정을 단순화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충분히 살리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27 발효 음식
김치·젓갈·간장·된장은 물론 요구르트 같은 발효 음식은 영양가와 저장성이 우수하다. 한때 햄버거 같은 즉석식품이 새롭고 세련된 먹거리로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엔 슬로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간장·된장과 요구르트 등 고급 발효식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증가할 전망이다.
28 마이크로 브루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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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브루어리. 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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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입맥주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007년에 비해 수입가격 기준으로 30% 넘게 성장했다. 국내 맥주회사의 과점 체제인 전체 맥주 시장에 비해 아주 작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독일 등 본고장 맥주의 맛을 내는 마이크로 브루어리(소규모 맥주 양조장)의 하우스 맥주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 경기불황을 뚫고 나가려면 ‘맥주 무제한 행사’등 낮은 가격에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9 싱글 몰트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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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몰트 위스키. 고나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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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류업계의 대세는 ‘다양성’이다. 와인·위스키·맥주 시장 모두 그렇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위스키는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다. 여러 양조장에서 만들어지고 맥아가 아닌 곡물로 만든 위스키 등 다양한 위스키를 수십∼수백 가지 섞어 만든다. 조니워커·제이앤비 등이 모두 블렌디드 위스키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맥아만을 재료로 한 양조장에서 만든 위스키를 가리킨다. 풍미의 개성이 훨씬 강하고 다양하다. 경제위기로 기존의 블렌디드 위스키 시장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작아지지만, 싱글 몰트 위스키 시장은 외려 더 커질 전망이다. 또 위스키 메이커들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해 다양한 제품이 많이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맥켈란·글렌피딕·글렌모렌지·글렌리벳 등 기존에 소개된 대중적인 싱글몰트 위스키 외에 개성이 독특한 아드벡·라프로익·보모어·라가불린 등 아일라 위스키도 수입된다. 아일라는 스코틀랜드 남서부에 위치한 섬으로 이곳의 위스키는 개성이 매우 독특하다.
30 빈티지 위스키
경기불황에도 고급 위스키를 소비하는 마니아들을 겨냥해, 숙성기간이 긴 ‘빈티지 위스키’가 새롭게 출시될 전망이다. 맥켈란·글렌피딕의 빈티지 싱글몰트 위스키는 물론, 발베니 등 싱글 캐스크 위스키(한 통에서 나온 위스키)와 글렌모렌지의 퀸타루반 등 고급 싱글몰트 위스키가 시장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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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와인.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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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화이트 와인
이제 레드와인 편애는 그만 둘 때가 됐다. 보통 화이트와인은 해물·생선과 어울리고 레드와인은 고기와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이트와인은 거의 대부분의 요리와 잘 어울린다. 현재 수입 와인의 절반이 마트·백화점에서 소비된다.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좋은 화이트 와인을 찾는 손길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2 남미 와인
칠레 포도주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쭉 인기가 높았다. 여기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아르헨티나 포도주에 대한 관심도 더해질 전망이다. ‘떼루아’나 ‘베토벤 바이러스’등 드라마도 남미와인 강세에 한몫했다. 아르헨티나 와인은 말벡 품종으로 널리 알려졌다. 타닌(떫은맛을 내는 성분)과 당도의 조화가 훌륭한 제품이 많다.
33 달콤한 와인
포도주의 맛은 다양하다. 국물 문화가 없는 서양에서 타닌이 강한 레드와인은 고기와 곁들이기에 좋은 ‘국물’의 구실을 한다. 반대로 식전이나 식후에 입안을 깔끔하게 해 주는‘달콤한 와인’도 있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달콤한 와인 수요가 2009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레드와인이라고 모두 타닌이 강한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에서 생산되는 자브리노는 달콤한 레드와인으로 식전·식후에 마시거나 여성들이 마시기에 좋다. 빌라 엠 로소 같은 달콤한 약 발포성 와인도 괜찮다.
34 와인잔
포도주 열풍에 힘입어 마리아주라는 말도 대중화됐다.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일컫는 프랑스 말이다. 와인 애호가라면 와인잔의 중요성을 놓칠 수 없다. 와인은 어떤 잔에 따르느냐에 따라 풍미가 달라진다. 가령 발포성 와인은 목이 좁고 긴 잔에 마셔야 한다. 레드와인도 와인잔 입구의 크기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므로 와인에 따라 어울리는 잔을 선택해야 한다. 리델과 슈피겔라우가 명품으로 통한다.
35 청주
일본 청주인 사케는 ‘쌀로 빚은 와인’이라 부를 만하다. 맛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양조장 별로 풍미의 개성이 다르다. 일본식 선술집의 유행과 함께 사케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다.
36 건강빵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은 제과·제빵 분야에서도 뜨겁다. 유기농 곡물을 이용하고 자연발효시킨 건강빵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발효 빵은 인공적인 이스트를 넣지 않고 발효시킨 빵을 가리킨다.
37 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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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 한겨레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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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모양의 빵 위에 아이스크림·생크림 등이 올려진 와플은 2009년에도 최고의 디저트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 같다. 기존 커피전문점·아이스크림 전문점도 앞다퉈 와플 메뉴를 다양화하거나 새로 만든다. 빵 위에 얹는 것도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에서 다양한 종류의 크림과 생과일·잼 등으로 다양화된다.
38 컵케이크
컵케이크의 인기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 시티>의 미란다 때문만은 아니다. 아담한 크기와 다양한 맛과 모양 등 인기를 끌 충분한 이유가 있다. 주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이미 컵케이크 전문점까지 생겼다. 기존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도 컵케이크 메뉴를 속속 내놓는다. 컵무스도 덩달아 관심을 받는다.
39 미니 케이크
크기가 작고 맛이 다양한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지속한다. 미니 케이크는 크기가 일반 케이크보다 훨씬 작지만 재료와 맛이 다양하다. 또 치즈·생과일 등으로 장식한 타르트도 ‘작은 간식’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40 레지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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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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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스는 단순한 숙박업소가 아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연말연시나 특별한 날을 기념해 레지던스에서 파티를 즐기는 것이 유행이다. 이런 경향은 올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과 마실거리를 직접 준비하므로 실속을 챙기는 것은 물론, 독립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41 라이프스타일 패키지
다양하고 재밌는 패키지 상품으로 여러 호텔이 경쟁에 나선다. 단순한 숙박보다 특별한 날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라이프스타일 패키지의 인기가 올해에도 지속한다. 결혼 전에 친구들이 신부를 위해 열어주는 브라이덜 샤워, 임신부가 아이를 낳기 전에 여는 축하 파티인 베이비 샤워 등이 있다. 또 크리스마스 이브·화이트데이나 주말에 연인과 부부가 즐기도록 한 실속형 주말 패키지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
| 패션 |
42 모던 쿠튀르
고급스러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본능은 경기불황에도 사그라지지 않는다. 지난 몇 해 동안 레디투웨어(기성복)가 쿠튀르(최상급 맞춤복)처럼 고급스럽게 변해 왔다. 올해도 이런 경향은 여전할 것 같다. 다만, 경기불황이 워낙 심해 예전에 비해 디자인과 착용감이 한층 편안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고급스러운 소재를 쓰되 지나치게 화려한 디테일은 배제하는 방식이다.
43 럭셔리 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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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노마드. 엘지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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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에서 특히 강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트렌드가 ‘럭셔리 노마드’다. 올 시즌 남성복의 화두는 편안한 이지룩과 클래식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193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클래식 룩이 편안하게 재해석되어 나타나는 한편, 리넨을 위주로 한 편안한 윤곽의 옷·가방·신발인 럭셔리 노마드가 인기를 끌 전망이다. 윤곽선은 편안하지만 럭셔리 노마드인 만큼 악어나 뱀피 같은 고가의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경기 불황과 그로 인한 답답한 현실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이 룩의 인기를 낳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44 트라이벌 룩&오리엔탈 룩
트라이벌 룩(tribal look)은 원시 아프리카 부족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가 예상된다. 인도 등 동양풍의 색·질감을 활용하는 오리엔탈 룩도 인기를 이어갈 것 같다. 겉면이 반짝이는 옷감 등 퓨처리즘(미래주의) 경향도 여전하다. 불황의 영향으로 이렇듯 개성적인 패션이 인기를 잇겠지만 색감이나 디자인이 극단적이지 않고 완화된 스타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45 화려한 속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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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속옷. 이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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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일수록 치마가 짧아진다는 패션업계의 속설이 있다. 2009년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속옷’이다. 레이스 장식 등 장식이 화려하고 강렬한 원색으로 디자인된 속옷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46 레깅스
레깅스는 쓰임새가 많다. 보온 효과도 있지만, 체형을 잡아줘 더 날씬하게 만들어준다. 다양한 색으로 스타일을 연출하는데도 그만이다. 이 때문에 올해도 사계절 내내 레깅스 인기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47 기능성 속옷
기능성 속옷은 여자들만 찾는 게 아니다. 늘어진 뱃살과 처진 엉덩이를 보정하느라 기능성 속옷을 입는 남성들이 늘어난다. 양복을 입어야 하는 남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하다. 품이 넉넉한 스타일에서 몸매가 드러나도록 맞춤한 스타일이 유행이기 때문이다. 에어 브라, 입체설계 와이어 브라 등 여성용 기능성 속옷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 정리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현시원 기자 qq@hani.co.kr
⊙ 도움주신 분들
최승표 <여행신문> 기자, 김형렬 호텔자바 기획이사, 배오미 앨버타주관광청 한국사무소장, 김우성
편집장, 김관미 한국관광공사 국내관광진흥팀 과장, 김창금 <한겨레> 기자, 최갑수 여행작가, 양문영 FnC코오롱 MPR팀 과장, 오진영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하우스맥주 전문점 오킴스브로이 하우스 브루마스터, 김신 올리브 앤 팬트리 요리사, 유용석 한국위스키협회 이사, 김성태 르네상스 서울호텔 한식당 사비루 주방장, 심정희 <에스콰이어> 패션에디터, 박기수 나폴레옹 제과점 부장, 와인나라 마케팅팀, 비비안,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강명석 <10 아시아> 기자, 이재성 <한겨레> 기자,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원종원 뮤지컬평론가, 이지영 음악 칼럼니스트, 김학선 <한겨레> 객원기자.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김현주 <코스모폴리탄> 부편집장, 이일우 작가 및 사진기획자, 김영섭 <김영섭 화랑〉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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