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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31 23:00 수정 : 2009.01.03 15:23

[매거진 esc] 신년특집 한복여행단 고! 격투기 출전 큐!
괜찮아, 잘 될거야♬ 2009년 50인이 꿈 꾸는 첫경험

“엑스터시 더 많이, 더 새롭게”

올해 내가 바라는 것은 엑스터시를 느끼게 하는 것을 되도록 많이 가져보는 것. 내가 엑스터시를 느끼는 것은 겨울 천수만의 철새, 금강 가창오리 떼의 군무, 깊은 갈색 눈동자, 흑인 여자의 날씬한 등과 볼록한 가슴, 갈색 팔다리, 한밤에 읽는 책, 한밤에 듣는 다이애나 크롤풍의 목소리, 공항의 하늘, 국경선, 아파트의 늦은밤 불빛, 그리고 새롭게 바라는 것은 거리를 무작정 걸으며 길을 잃고 낯선 사람들의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이야기를 듣는 것, 그러다 내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고 누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깨닫는 것, 나 자신에 실망하지 않음과 동시에 세상이나 남에게도 결코 실망하지 않는 것. 한 사람을 사랑하듯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것, 그러면서 엑스터시를 느끼고 싶다.

정혜윤/시비에스 피디


“바람둥이 박휘순, 느껴져~?”


저 박휘순, 새해에는 바람둥이가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평생 32년! 그간의 사랑을 모아서 올해는 그야말로 사랑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겁니다. 35인분의 사랑을 나눠줄 거란 말이죠. 나이와 외모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바람둥이가 될 거냐고요? 그게 문젭니다. 여성분들에게 전화번호를 딴다거나 거리의 헌팅? 사실 지금까지는 저 박휘순이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당하는’ 입장이었습니다.ㅎㅎ 2009년엔 그동안 보관하고 쌓아왔던 제 사랑을 단 한 명에게라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런데 여러 명을 동시에 왔다 갔다 하는 일은 좀 자신 없긴 한데.(웃음)

박휘순/개그맨


“나 건축가, 이젠 집 짓고 싶어요”

지어지길, 나의 첫 건물! 별다른 경험도 없이 건축 디자인을 해보겠다고 허허벌판에 나선 지 이제 1년. 진행하던 몇몇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또다른 프로젝트들이 무작정 연기되면서 스스로 아직 준비가 덜 되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인테리어 일과 일러스트 작업으로 사무실을 겨우겨우 유지하면서 한 해를 보냈다. 주변을 보면 새로 들어서는 건물은 그렇게도 많은데 내게는 쉽게 오지 않았던 기회. 새해에는 내가 디자인한 건물의 기초 콘크리트가 타설되는 것이 첫째 목표고, 그로 인해 사무실이 망하지 않는 게 두 번째 목표다.

오영욱/건축가·오기사디자인 대표


“전국순회공연, 상상만 해도 즐거워”

내 생애 첫 전국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2월 말에 ‘장기하와 얼굴들’ 정식 앨범이 나온다. 지금 정규 1집 녹음하랴 공연하랴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앨범에 담긴 노래와 전국을 도는 ‘전국투어’를 상상하면 즐겁다. 지금까지 서울 외에 우리가 얼굴을 비춘 곳은 광주 문화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나간 게 전부니까. 전국순회공연 무대는 노래를 찾아온 이들과 어울리는 공간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지난해 ‘싸구려 커피’를 너무 많이 좋아해 주셨는데 하던 대로 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갈 거다.

장기하/장기하와 얼굴들 보컬


“불어 배우기로 신세상의 문을 활짝”

창조적인 작업은 적극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스스로의 욕구와 호기심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확신할 수 없는 목적이 불분명한 막연한 일과 사건에 자신을 내맡기는 주도권을 발휘해야 한다. 올해는 작가로서 삶의 자세에 합당하게 간절하게 간직했던 일 중 한 가지를 주도해 보려고 한다. 불어 배우기다. 오랜 시간 투자해야 하는 언어 학습은 사실 시험이나 직업 등 강요하는 조건 없이 시작하기 힘들다. 하지만 유학 초기 시절 독어를 배우면서 경험했던 언어가 열어주는 ‘신세상’을 아직 생생히 기억한다. 소통이라는 욕구 아래 가로놓인 불가항력적인 언어의 담을 넘어보자는 거창함을 접어두더라도, 언젠가는 불어권 아프리카를 여행해 보겠다는 낭만적인 기원 없이도, 새해에는 막연히 불어교재를 꺼내 다시 언어 탐구에 몰두하고 싶다.

양혜규/미술작가


“외국에서 만나는 한복여행단, 감동일걸?”

사진가로 살면서 틈틈이 여행단을 구성하여 체험여행을 했는데, 평소에 생각했던 ‘한복여행단’을 만들고 싶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한 차원 넘어서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자신을 보여주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이따금 자신이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곁들인다면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을 통해 20명 안팎의 각기 개성 있는 학생, 성인남녀를 모아 2주 정도의 일정으로 한복을 입고 여행하고 싶다. 현지에서 관람하고, 쇼핑하고, 각본 없는 거리 이벤트를 진행하는 자유스러운 여행이다. 물론 한복차림이 좀 거추장스러워서 전 일정을 소화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작은 불편을 감수한다면 큰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박하선/다큐멘터리 사진가


“분노하지 말기, 미워하지 말기”

새해부터는 진짜, 분노하지 말기다. 출판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거나 상업주의의 쓰나미가 독서시장을 잠식하더라도 절대 분노하거나 마음에 두지 말자. 인간 삶이 어렵다고 모두들 그리 몸부림치는 것이니 나마저 나대지 말자. 한 자리에서 잎이 나고 꽃을 피우는 나무를 닮아야 할 것이다. 바람은 곧 잦아들 것이다. 새해부터는 진짜, 누구를 위한다고 말하지 말기다. 진보건 보수건 예술이건 출판이건 모두 다 결국은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니 감히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한다고 거짓말하지 말자. 오히려 책을 만드는 데 좀더 엄격해져야 할 것이니 인쇄 들어가기 전에 교정지를 한 번이라도 더 보도록 하자. 나의 집은 오래도록 ‘사진집’이었으니 그저 이 집에 안거할 일이다.

이규상/눈빛출판사 대표


“독거처자들 모여, 장 담그자!”

똥 모양, 하트 모양, 둘리 모양의 장 담그기. 어릴 때 집에서 메주를 담그던 날, 외할머니가 삶아서 빻은 콩을 주물럭거려서 벽돌 모양으로 만드시는 시범을 보여 주셨다. 할머니는 엄마와 시장 다녀올 동안에 나머지를 해 두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나는 삼각형, 하트 모양, 똥 모양, 둘리 얼굴 모양 등을 만들어서 방안 가득 늘어놓았다. 학교에서 돌아온 언니는 너무 예쁘다고 칭찬했고 시장에서 돌아온 외할머니는 “이게 뭔 장난질이냐”며 순식간에 뭉쳐 버리셨다. 어린 나는 “할머니 할머니, 안 돼요 안 돼, 그거 만든다고 얼마나 오래 걸렸는데” 외치며 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다. 올해엔 나 같은 독거 처자 친구를 불러다가 고추장·된장을 만들 계획이다. 하트 모양, 똥 모양, 삼각뿔, 둘리 얼굴, 조각케이크 모양의 메주를 만들어 볼 작정이다. 집에 매달기엔 다소 힘들겠지만.

오진경/북 디자이너


“감독 아빠, 주연 아이들, 레디~액션!”

올해 8살이 된 아들 ‘찬희’. 며칠 전 조용히 다가와 묻는다. “매일 힘들다고 집에서는 잠만 자면서, 몸에 해로운 담배는 왜 피워?” 맞다. 올해엔 담배를 분질러 버리리라! 두 번째는 우리 네 식구의 행복한 독립영화를 찍고 싶다. 큰 가방 힘겹게 싸서 비행기 타고 나가는 해외여행보다는 우리나라 영화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촬영지를 찾아 나서는 일이다. 그 촬영지에서 아들 찬희와 딸 시후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를 찍고 싶다. 아이들은 보너스로 그 바다의, 그 산의 멋진 노을도 구경할 수 있고, 우리 가족 독립영화에는 아이들의 성장 모습이 담긴다. 이미 캠코드를 반들반들 청소해 두었다. 2009년 1월 첫 우리 가족 영화 촬영지는 파주 목장으로 정했다.

이성우/대한상공회의소 과장


“북극과 남극, 너와 대화하고 싶다”

시각 작업을 하는 나에게 여행은 삶의 일부라서 친구들은 국경 없이 살아가는 ‘신노매드 인간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작가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자기와의 고독한 싸움을 극복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따라서 낯설다는 것, 새롭다는 것은 작가가 즐길 만한 요소이고,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접근해야 할 분야이다. 과거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이나 인도네시아의 정글 여행에서 낯선 문화와 환경을 만났고 그것들과 충돌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유하고 다양한 소통도 했다. 그 모든 것이 사진 작업을 하는 데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 2009년에는 남극과 북극의 광활한 얼음의 대지 한가운데에서 새로움과 낯섦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싶다.

한성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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