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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방심말고 ‘화상’ 당황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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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병원치료면 동상 해결
화상은 빨리 찬물로 식혀줘야
소주·감자·오이 민간요법 위험
추위와 난방기구 사용으로 어린이들의 동상 및 화상이 자주 생길 수 있어 이에 주의해야 할 계절이다. 화상 및 동상 모두 아이들이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것은 물론 치료 뒤에도 흉터가 쉽게 남는다. 초기 응급조치에 따라 통증의 정도나 흉터의 크기 및 2차 감염의 여부가 좌우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화상 및 동상의 대처 요령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 화상=김광남 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2001년부터 5년 동안 15살 이하 어린이 화상 환자 2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86%(2201명)가 집에서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의 원인은 뜨거운 물이 71%로 가장 많고, 이어 난방기구 등 뜨거운 물건에 접촉해 입은 화상, 화염 화상, 수증기 화상 차례였다. 나이별로는 1~5살이 60%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화상이 생긴 시간은 오후 6~8시가 제일 잦았다.
이런 화상을 예방하려면 불 근처에는 절대로 아이를 혼자 있게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욕실의 뜨거운 물을 틀어 화상을 입는 사례도 있으므로 욕실에 혼자 있게 해서도 곤란하다. 보온병이나 가전기구들을 아이들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둬야 하며, 가정용 정수기에는 온수 차단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막 기어다니는 아이들은 전깃줄을 물어뜯어 화상을 입기도 하므로 전깃줄을 바닥에 늘어놓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기 콘센트 구멍에 쇠젓가락으로 넣어 화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콘센트 덮개를 만들어 막아두는 것이 좋다.
화상은 초기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흉터의 범위와 깊이 및 2차 세균감염 여부가 초기 대처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단 화상을 입으면 시원한 수돗물이나 생리식염수로 화끈거리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화상 부위를 식혀줘야 한다. 연고나 크림은 화상 부위가 충분히 식은 뒤 바르는 것이 좋다. 얼음을 화상 부위에 직접 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너무 급작스럽게 열기를 식히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염증성 물질이 생기면서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상 뒤 잡힌 물집은 터뜨리거나 만지지 말고, 병원을 찾아 의사의 처치를 받아야 한다. 옷 위로 화상을 입었을 때는 무리하게 옷을 벗기기보다 그대로 찬물에 몸을 담그거나 옷 위로 찬물을 부어 식히는 것이 좋다. 응급 처치 뒤에는 병원을 찾아 화상 정도를 진단받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소주 등으로 화상의 화기를 식히는 것이 좋은 대처법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소주 등 알코올로 소독하는 것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붓기와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게 좋다. 감자, 오이 등을 사용하는 민간요법도 상처 염증이 깊어질 수 있기에 권장되지 않는다.
■ 동상=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동상’은 구체적으로는 ‘동창’과 ‘동상’을 혼동해 부르는 말이다. 동창은 추운 날씨로 얼굴, 손, 발 등이 붉게 변하고 붓는 상태로 동상보다는 증상이 가볍다. 드물게 심한 동창을 입었을 때 물집이 생기고 곪기도 하지만, 병원을 찾아 간단한 치료를 받으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동상은 피부의 온도가 영하 2~10도로 심하게 내려가 피부조직에 피가 통하지 않아 얼어버린 상태를 일컫는다.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부어오르며, 심하면 감각이 없어지기도 한다. 심할 경우 물집이 생기고 곪기도 하지만, 병원을 찾아 혈관확장제 등 약물치료와 동창에 걸린 부위를 따뜻하게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동창이나 동상 모두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걸리기 쉬운데, 피부를 통한 열 발산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이런 질환의 예방법은 날씨가 추울 때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부득이하다면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모자, 목도리, 장갑, 두꺼운 양말 등을 잘 입도록 해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땀 등에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혀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김광남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성혁ㆍ조한진 고대의료원 구로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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