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12 18:34
수정 : 2009.01.12 18:34
한의학에 자주 등장하는 ‘음양’과 ‘한열’에 대해 알아보자. 음양의 글자 뜻은 ‘그늘’과 ‘양지’다. 해가 뜨면 언덕 한쪽은 양지가 되고 다른 쪽은 음지가 된다. 이처럼 모든 사물을 양지에 속하는 속성과 음지에 속하는 성질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보고 변화를 파악하고자 시작된 것이 음양론이다. 이렇게 보면 한열도 음양의 하나로서 찬 것은 음이고 더운 것은 양에 속한다.
음양에 대해 이렇게 간단히 구별한 뒤 그 변화를 살펴보자. 동네 어느 곳이든지 해가 비치는 곳은 양지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변화가 반복된다. 이때 양이 최대로 늘어난 것은 이제 줄어들기 시작할 징조이고 최대한 줄어든 때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할 시점이다.
이것을 형상화한 것이 빨간색(양)과 파란색(음)이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태극’이다. 이때 어린 음을 소음(少陰), 다 큰 음을 태음(太陰), 어린 양을 소양(少陽), 다 큰 양을 태양(太陽)이라 하여 사상체질의 개념도 여기서 나온다.
우주는 태극 음양의 운동으로 영원한 생명력을 지닌다. 이와 같이 사람도 음양의 운동이 곧 생명 활동이다.
이때 이 음양 운동이 얼마나 균형 잡혀 있느냐를 보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한의학이다.
따라서 한의학적 진단은 음양 운동의 어디가 얼마만큼 불균형한가에 대한 진단이다. 마찬가지로 한의학적 치료란 그 불균형 상태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완화시키는 것이다. 몸이 차가운 소음인은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좋다는 것이 다 이런 원리에서 나오는 처방이다.
이런 음양론 또는 한의학이 단순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류에게 이처럼 빠른 물질적 발전을 가져다준 디지털 문명도 그 기본은 0과 1의 분별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곧 음양이다. 0이나 1 또는 +나 -를 2번 반복하면 4상이 나오고 8번 반복하면 64괘가 나온다. 주역의 64괘처럼 말이다. 100번 반복하면 30자리가 넘는 큰 숫자를 나타낸다.
아무리 복잡한 유전자라 할지라도 30억개의 +또는 - 부호의 조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 서양의학에서도 유전자는 성질이 비슷한 두 쌍, 즉 네 가지 정도의 아미노산의 배열로 파악하고 있다.
물질의 원소도 기본적으로는 양성자(+)와 전자(-)의 조합이 그 성질을 결정한다. 어떻게 조합되고 어떻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를 분석하고 판단해내는 과정이 어렵고 교묘할 뿐이다.
음양의 원리를 이해하면 개인의 건강은 물론 사회 전체의 건강도 지켜내고 향상시킬 방법이 나온다. 우주와 인간을 이해하는 데 이처럼 간명하고도 소중한 관점을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해 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김종열/한국한의학연구원 체질의학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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