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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09 19:14 수정 : 2009.02.09 19:14

[생활2.0]

아픈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 아픔을 견디는 데에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크다. 그렇다면 아픔, 즉 통증을 견딜 수 있으면 참고 견디는 것이 좋은가? 답은 대체로 ‘그렇지 않다’이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일을 너무 많이 해 손가락 관절이 퉁퉁 부어 있는데도 참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랬는지 환자에게 물어보면 종종 진통소염제 등을 먹으면 몸에 해롭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현대 의학적인 지식으로는 관절이 부어 있는 것을 내버려두고 그 상태에서 일을 계속하면 관절의 염증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관절 자체의 변형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더 큰 병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진통소염제를 쓰면 관절이 붓는 것과 통증을 줄여 손가락의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허리가 아픈데 참는 것은 더욱 나쁘다. 허리의 통증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일단 통증이 생기면 우리 몸의 자체 방어 원리에 따라 허리 주변 근육이 더 긴장해 종종 경련까지 생긴다. 이런 상황은 척추를 더욱 잡아당겨 더 큰 통증을 생기게 할 수 있고, 만약 디스크 질환이 있다면 이를 악화시킨다. 실제로 물리치료의 기본원리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다. 근육이 이완되면 통증도 줄어들고, 뼈나 관절 사이의 긴장도 줄여 치료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필요하지도 않으며 아직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수술을 무조건 받는 것도 곤란하다.

말기 환자 즉 임종을 앞둔 환자에 대해서 많은 의사들은 환자에게 해줄 것이 없다고 자주 무력감을 호소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말기 암을 예로 들면 암에서 오는 심한 통증에 대해서는 마약성 진통제 등을 포함해 강력한 통증 완화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통증에 대한 적극적 치료는 환자에게 남은 시간을 정리하면서 가족 친지와 보낼 수 있게 돕는다. 또 닥쳐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고, 그리 길지 않더라도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희망을 준다. 이는 환자에게는 남아 있는 시간을 고통 속에서 죽어갈 것인가 아니면 몸과 마음의 평화 속에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인가의 문제이기에 무척 중요하다.

이처럼 통증을 줄이는 기술은 현대 의학이 지닌 장점 가운데 하나이며,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축복이기도 하다. 단 이런 통증 완화 치료에서 중요한 원칙과 순서가 있다.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 충분히 앎으로써 치료 방법의 결정에 적극 참여하고 의료인이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즉 환자의 치료에 대한 알 권리와 선택권은 더욱 커져야 하고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의료의 또 하나의 발전 방향이다.

박태훈/상계주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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