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18 17:55
수정 : 2009.02.18 19:30
[매거진 esc] 하우 투 스킨십
오랜만에 입사 동기들을 만났다. 1994년에 회사생활을 시작했으니 벌써 15년 이상을 보아온 사이라 묵은 정이 깊다. 근황을 늘어놓다 보니, 확실히 경기 여파인지 모두가 앞날을 걱정한다.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다는 거다. 이미 작년 말부터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축소와 폐지의 노선을 걷고 있고, 그 안에서 중간관리자인 동기들은 밑으로는 부하 직원들의 원망과 위로는 매출 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인사상 이득을 본 친구도, 손해를 본 친구도 있었다. 축하와 위로, 덕담과 격려의 말이 오간 뒤 내린 결론은 이거다. “지나고 보니 중요한 건, 꿋꿋하게 자기 노선을 지키는 것이더라구. 줄 서고 눈치 본다고 원하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맞아. 회사생활에서도 당연히 목표는 가져야겠지만, 그걸 이루는 방법만 고민하는 것보다, 그걸 이루는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하며 일하는 게 중요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얼마 전 만난 프리랜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떠올랐다. 27살 늦은 나이에 메이크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10년도 안 되었지만, 지금은 잡지나 시에프(CF) 관계자들에게 최고의 촬영 스태프로 인정받는 그녀. “시작할 때만 해도 이쪽 분야에 대한 아무런 경력이 없었어요. 학원에 들어갈까 하다가 직접 몸으로 경험하며 배우자고 마음먹고 어시스턴트를 했어요. 4년여를 배우고 독립을 했는데, 어시스트 일이 고되잖아요. 페이도 거의 없고. 하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했어요. ‘나를 위한 일이다’라는 생각으로요.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안 그렇더라구요. 불안한지 자신이 없는지, 한 달을 못 버티고 그만두는 게 왕왕이에요.” 재고 따지다 보면, 즉 마음 말고 머리만 굴리다 보면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 길게 봐서 말이다. 힘든 시기를 겪어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베이식’(Basic)이며 어려울 때일수록 ‘백 투 베이식’(Back to Basic) 해야 한다는 거.
김현주/<코스모폴리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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