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23 19:18
수정 : 2009.02.24 01:24
[생활2.0]
무릎에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은 가장 흔한 관절염 가운데 하나다. 무릎 관절의 연골이 파괴되는 관절염인데, 흔한 증상은 몸무게가 어느 한쪽으로 실리거나 걷거나 달릴 때 생기는 통증이다. 심해지면 무릎이 퉁퉁 붓고 관절이 변형될 수도 있다.
문제는 가장 흔한 관절염이지만 아직까지 원래대로 돌이키는 치료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보통의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무릎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약을 쓰거나 운동 요법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현재의 표준 치료법이 이렇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표준 치료법을 꾸준히 따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잊지 않고 약을 먹어야 하고, 관절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귀찮더라도 시간을 내야 한다. 적어도 일정 기간은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하기 때문에, 드물지 않게 약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고 환자들 스스로 불안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금의 치료 및 관리에도 관절염이 깨끗하게 낫지 않고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자나 그 보호자들은 당연히 약을 끊을 수 있고 완전히 치료되는 방법을 기대하고는 한다. 어떤 환자들은 종양처럼 무릎 관절염도 수술로 완치할 수 없느냐고 묻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술로 무릎 관절염을 깨끗이 낫게 하지는 못한다.
최근에는 많은 병원이 관절경 시술을 하고 있다. 관절경 시술은 관절에 집어넣은 가는 관에 카메라 등을 장치해 이를 화면으로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 시술이 여러 관절 질환 치료에 이용되고 있지만, 이런 관절경 수술이 무릎의 골관절염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2008년 9월, 캐나다의 한 의료진은 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잡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약 및 운동요법을 하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시행한 관절경 수술이 아무런 추후 이득이 없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인공관절을 쓰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도 많다. 심한 관절염이 있는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인데, 이는 무릎 관절염의 통증을 줄이고 움직임을 어느 정도 회복시킬 수 있지만 엄밀한 의미의 완치는 아니다. 다만 관절 파괴가 심한 무릎 관절염에서 약 및 운동요법이 효과가 없을 때 하는 마지막 선택에 가깝다.
다시 말하자면 무릎 골관절염의 수술은 일부 환자에게만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무릎 관절염이 있더라도 잘 관리하면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여기에 간단한 비결은 없다. 힘들더라도 적절한 약을 쓰면서 꾸준히 관절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의 답이다.
백한주/가천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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