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23 19:23
수정 : 2009.02.23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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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땐 잠시 ‘은둔형 외톨이’ 되세요 www.jaewoo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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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2.0]
외출 피하고, 말 줄이고…
창문은 꼭 닫고 습도유지
올해도 어김없이 황사가 찾아왔다. 지난 20일엔 2월 기상특보로는 처음으로 황사경보가 발령됐을 정도로 올해는 황사도 잦고 강도도 세질 모양이다. 기상청은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건조해서 올봄 황사는 예년 평균 3.6일보다 더 자주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사는 주로 입과 목, 코 등 숨과 관련된 기관과 눈, 피부 등에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호흡기 질환이 있는 노약자들은 황사를 마시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평소 건강한 사람들도 후두염이나 눈 질환에 걸릴 수 있다.
■ 호흡기 질환 중국이나 몽골 쪽에서 날아오는 황사의 양은 10톤 트럭 10만대가량으로, 이 시기에는 대기 중에 흙먼지 등 미세먼지량이 평소보다 4배 정도 늘어난다. 주요 성분은 미세한 흙먼지이지만 최근에는 납, 카드뮴, 구리, 실리콘 등 중금속도 많이 섞여서 날아온다. 이런 황사가 불어오면 호흡기 질환과 관련된 사망 및 입원이 크게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황사의 미세먼지나 중금속 성분이 공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등을 만들어 호흡기의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황사 자체는 입자가 커서 대부분 폐 깊숙이는 들어가지 못하고 주로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가래 등의 증상이 생긴다. 특히 천식 등 만성기도질환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돼 호흡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호흡기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도 황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황사 먼지가 목의 후두를 자극해 생길 수 있는 후두염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목이 칼칼하고 침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것들이다. 후두염이 생긴다면 외출을 될 수 있으면 하지 않도록 해 황사의 미세먼지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실내 습도를 높여야 한다. 말을 줄이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저절로 나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눈 질환 황사는 봄철의 건조한 공기와 함께 눈에도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 자체가 눈의 결막을 괴롭혀 생기는 자극성 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건조한 기후 때문에 각막이나 결막의 제일 바깥 조직이 약해져 더 쉽게 감염될 수도 있다. 자극성 결막염의 주된 증상은 눈에 이물이 들어간 듯한 느낌이나 뻑뻑함과 함께 피로, 충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견줘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충혈, 이물감 등과 함께 특히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는 특징이 있다.
■ 황사 주의법 황사 때 나타나는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과 노인들은 더욱 이를 잘 지켜야 한다. 고혈압, 당뇨 등이 있어 운동을 꼭 해야 하는 경우라도,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거나 입보다는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등이 코털이나 코의 점막에 있는 섬모 등에 의해 걸러지기 때문이다. 황사 때문에 눈 질환이 나타난 적이 있다면 선글라스 등을 쓰는 것도 추천되며, 콘택트렌즈는 쓰지 않도록 한다.
집에 들어서기 전 옷을 잘 털어 황사 먼지를 집으로 들여놓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 뒤에는 또 반드시 세수, 칫솔질 및 샤워를 해야 한다. 실내에 있을 때도 창문 등 문단속을 잘해 외부의 먼지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은 물걸레질로 실내에 들어온 황사를 닦아내야 한다. 실내 습도를 40~50% 정도로 높이는 것과 함께 물을 자주 마셔 몸속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 여성들은 화장보다 클렌징을 더 철저히 해야 하는데, 너무 뜨거운 물보다는 조금 미지근한 물로 씻도록 하고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황사 바람을 쐰 뒤 아이가 눈을 자주 만지고 비빈다면 식염수나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주고, 피부를 긁는다면 따뜻한 물로 샤워를 시켜준 뒤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한민수(을지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윤덕(서울시 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차흥원(서울아산병원 안과), 오연목(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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